한동안 잠잠하더니 또 받았다. 역시, 5월이다. 3포(연애·결혼·출산) 시대에도 누군가는 열심히 가정을 꾸린다. 청첩장이다. 비교적 오랜만에 듣는 친구의 결혼 소식인데, 한때는 이게 엄청나게 날아오던 시기가 있었다. 친구들이 앞다퉈 시집을 가던 때 말이다. 계절상으로는 봄, 가을. 어느 해였냐고 하면 스물여덟, 스물아홉(서른을 넘기면 곤란하다는 전통적인 생각인가), 그리고 서른셋, 서른넷(30대 중반을 넘기면 안 된다는 강한 의지인가) 무렵이었다. 그 둘을 다 넘긴 ‘너(기자)’는 지금 몇 살이냐고 돌직구를 날린다면, ‘노코멘트’. 참고로, 저 숫자들은 모두 ‘만’으로 계산한 거다.
한국 여성 초혼 연령이 30대에 진입했다는 통계를 들이대지 않아도, 내가 경험한 ‘남의’ 결혼식만 보아도 결혼 연령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건 강산 하나 변하지 않을 저 5∼6년의 시간 동안 결혼식 풍경은 꽤 변했다는 것. 웨딩드레스와 메이크업은 본래 유행이란 게 있기에 매번 신부들에게 “이런 게 요즘 대세더라” “드레스, 진짜 이쁘다!” 등 ‘영혼 없는’ 감탄사를 남발했는데, 사실 가장 큰 변화는 형식과 규모였다. 스튜디오 웨딩 촬영을 생략하거나 지인에게 부탁해 조촐하게 진행하기도 하고, 판에 박힌 주례 대신 가족이나 친구들이 덕담을 전했다. 무엇보다 예식장이 점점 작아졌다. 카페를 빌려 파티를 연 경우도 있고, 양가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떠나 리조트 결혼식을 올린 친구도 있었다. 게다가 요즘 잘 나간다는 청담동 일대 예식장은 대부분 작은 채플(예배당) 구조다. 경건하면서도 소박한 느낌. 이런 걸 두루 묶어 ‘스몰 웨딩’ ‘셀프 웨딩’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한몫한 건 연예인들의 결혼식이었다. 직접 만든 드레스를 입은 김태희와 비의 성당 결혼식, 제주도에서 평범한 일상처럼 식을 치른 이효리와 이상순, 강원도 정선 어느 밀밭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이나영과 원빈 등 스타들이 흐름을 주도했다.
‘에시컬(Ethical·윤리적인)’ 웨딩 바람도 불고 있다. 결혼을 사회에 기여하는 소비문화로 만들자는 건데, 최근 가정 예배로 결혼식을 대신한 후 예식 비용 전액을 기부하기로 한 성유리가 좋은 예다. ‘윤리 웨딩’은 성대한 결혼식이 건재한 일본에서도 주목받는 개념이다. 지역·유기농·공정 무역 제품으로 식을 올리고, 이를 하객들에게 알린다고 한다. 에코 소비와 맞닿은 글로벌 트렌드인 셈. 이혼과 결포자(결혼 포기한 사람)가 늘어도 누가 어디서 어떻게 결혼했느냐가 늘 화제인 걸 보면,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이 결혼을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여기는 것 같다. 결혼을 통한 ‘스몰, 셀프, 에코’ 캠페인이 효과적인 이유다.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요원한데, 컬처톡은 오늘로 끝이다. 왜냐고. 혹시, 결혼하느냐고 묻는다면 역시, 노코멘트다.
pdm@
한국 여성 초혼 연령이 30대에 진입했다는 통계를 들이대지 않아도, 내가 경험한 ‘남의’ 결혼식만 보아도 결혼 연령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건 강산 하나 변하지 않을 저 5∼6년의 시간 동안 결혼식 풍경은 꽤 변했다는 것. 웨딩드레스와 메이크업은 본래 유행이란 게 있기에 매번 신부들에게 “이런 게 요즘 대세더라” “드레스, 진짜 이쁘다!” 등 ‘영혼 없는’ 감탄사를 남발했는데, 사실 가장 큰 변화는 형식과 규모였다. 스튜디오 웨딩 촬영을 생략하거나 지인에게 부탁해 조촐하게 진행하기도 하고, 판에 박힌 주례 대신 가족이나 친구들이 덕담을 전했다. 무엇보다 예식장이 점점 작아졌다. 카페를 빌려 파티를 연 경우도 있고, 양가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떠나 리조트 결혼식을 올린 친구도 있었다. 게다가 요즘 잘 나간다는 청담동 일대 예식장은 대부분 작은 채플(예배당) 구조다. 경건하면서도 소박한 느낌. 이런 걸 두루 묶어 ‘스몰 웨딩’ ‘셀프 웨딩’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한몫한 건 연예인들의 결혼식이었다. 직접 만든 드레스를 입은 김태희와 비의 성당 결혼식, 제주도에서 평범한 일상처럼 식을 치른 이효리와 이상순, 강원도 정선 어느 밀밭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이나영과 원빈 등 스타들이 흐름을 주도했다.
‘에시컬(Ethical·윤리적인)’ 웨딩 바람도 불고 있다. 결혼을 사회에 기여하는 소비문화로 만들자는 건데, 최근 가정 예배로 결혼식을 대신한 후 예식 비용 전액을 기부하기로 한 성유리가 좋은 예다. ‘윤리 웨딩’은 성대한 결혼식이 건재한 일본에서도 주목받는 개념이다. 지역·유기농·공정 무역 제품으로 식을 올리고, 이를 하객들에게 알린다고 한다. 에코 소비와 맞닿은 글로벌 트렌드인 셈. 이혼과 결포자(결혼 포기한 사람)가 늘어도 누가 어디서 어떻게 결혼했느냐가 늘 화제인 걸 보면,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이 결혼을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여기는 것 같다. 결혼을 통한 ‘스몰, 셀프, 에코’ 캠페인이 효과적인 이유다.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요원한데, 컬처톡은 오늘로 끝이다. 왜냐고. 혹시, 결혼하느냐고 묻는다면 역시, 노코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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