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학사 非理 ‘사과’
“이화의 새 시대 열어주길”
학내 구성원, 희망 쏟아내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 입학·학사 특혜 비리로 홍역을 치렀던 이화여대가 31일 신임 총장 취임식을 열었다.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돼 덴마크에 구금돼 있던 정 씨가 국내로 강제송환된 날 이대는 새 출발을 선언했다.
이대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학교 대강당에서 창립 131주년 기념식 및 제16대 총장 취임식을 열었다. 김혜숙(63·사진) 철학과 교수가 16대 신임 총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김 총장은 지난 26일 이화여대 사상 첫 직선제 총장에 당선됐다.
김 총장은 “지난해 학교 내·외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며 “지난해 학내 사태로 인한 어려움은 치유와 극복이 필요하다. 새 총장으로서 사과를 드리는 동시에 지난 경험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이 장명수 이사장에게서 임명장을 받자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날 행사에는 전·현직 이사장 및 총장과 교수, 학생, 동문 등이 모여 3000석 규모의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이대는 특히 취임식 직후 학생과 졸업생, 교직원들이 새 총장과 학교에 바라는 바를 자유롭게 발언하는 ‘함께 만드는 새 이화, 이화인 한마당’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대 구성원들은 김 총장이 추락한 학교 이미지를 회복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상일 법학과 교수는 “김 총장 취임을 계기로 학내 민주적 소통 문화가 자리 잡고, 학생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다만 하루아침에 모든 게 바뀔 수는 없는 만큼, 학생들도 인내심을 갖고 학교의 변화를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졸업생 손모 씨는 “신임 총장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이화의 새 시대를 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대는 지난해 7월부터 몸살을 앓았다. 미래 라이프 대학(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 개설을 둘러싼 학내 갈등으로 최경희 전 총장 사퇴 요구와 점거 농성이 벌어졌다. 이어 정 씨 특혜 비리로 이대는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됐고, 최 전 총장 등 교수 5명이 구속되는 최악의 추문을 겪었다. 김 총장은 당시 최 전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 시위를 주도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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