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난위성TV, ‘종찬팅’ 론칭
해외서 식당차려 中요리 소개

‘삼시세끼’·‘쇼미더머니’등
표절한 프로그램 10개 육박


앞에선 한한령(限韓令)으로 한류 콘텐츠 수입을 제한하는 중국이 뒤로는 한류 콘텐츠 표절에 몰두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한령이 발효된 후 중국 방송사들이 표절한 한국 예능만 10개에 육박한다.

지난해 중순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직후 중국 정부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자 현지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한국 드라마 방영권 및 예능 포맷 구매를 일절 중단했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과는 별개로 한류 콘텐츠에 목말랐던 중국 일부 방송사는 무분별하게 한국 예능을 베끼기 시작했다.

특히 MBC 예능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 가’ 등의 포맷을 정식 구입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후난위성TV의 표절이 잦다. 후난위성TV는 하반기 새 예능 ‘종찬팅’(中餐廳)을 론칭한다고 발표했다. 5명의 연예인이 15일 동안 해외에 중식당을 차려 중국요리를 알리는 콘셉트인 ‘종찬팅’은 최근 종방된 tvN ‘윤식당’과 판박이다. 2011년 SBS ‘런닝맨’을 베낀 ‘게이리싱치톈’(給力星期天)을 론칭했던 후난위성TV는 최근 tvN ‘삼시세끼’, SBS ‘영재발굴단’과 ‘판타스틱 듀오’를 표절한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놨다.

6월에 중국 동영상 업체 아이치이가 선보이는 ‘랩 오브 차이나’(오른쪽 사진)는 아마추어 래퍼들의 대결을 담은 Mnet ‘쇼미더머니’(왼쪽)와 유사하다. 최근 제작발표회를 통해 공개된 ‘랩 오브 차이나’를 보면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진행, 평가 방식 역시 ‘쇼미더머니’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외에도 장쑤위성TV는 KBS 2TV ‘노래싸움 승부’와 SBS ‘신의 목소리’를 표절한 ‘더 나은 소리’와 ‘끝까지 노래한다’를 제작하고 있고, 상하이위성TV는 SBS ‘정글의 법칙’ ‘신의 목소리’ 등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한류가 인기를 얻던 초창기에 포맷을 정식 구매했던 중국 방송사들조차 우후죽순 격으로 표절 프로그램이 등장하자 베끼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 수입을 금지한 것이 오히려 표절 행태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중국의 무분별한 표절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국 방송들의 도 넘은 표절 사태로 피해 제작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실태조사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달 초 거대 로펌과 손잡고 해외 표절사례 분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 조사 결과가 올해 말이 돼야 나오고, 궁극적인 대책 마련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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