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왼쪽 두 번째)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주호영(왼쪽 두 번째)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40석 국민의당 ‘캐스팅 보트’
20석 바른정당, 존재감 커져
한국당 “우리가 확실한 야당”

이슈따라 ‘헤쳐모여’ 형태로
“청문회 등 견제 확실히 할 것”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문재인 정부 출범 21일 만인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과정은 4개 원내교섭단체가 할거한 ‘4당 체제’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의석이 120석에 불과한 여소야대 구도 속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투표에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의 ‘대승적 협조’ 선언, 바른정당의 ‘표결 참여 후 반대 투표’ 방침 등으로 이 총리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 전문가들과 각 당의 전략통들은 향후에도 여야 4당이 사안별로 연대하거나 대립하는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여권이 야 3당의 협조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정국의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내 1·2당 흔드는 40석 국민의당, 20석 바른정당 =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존 양당 체제에서는 양강이 충돌할 때 완충지대가 없었지만 여야 4당, 정의당을 포함한 5당 체제에서는 이런 ‘경쟁의 경직성’이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요건에 턱걸이한 20석의 소수 정당이지만 이번 이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국당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진보 진영 정당만 투표에 참여했다면 ‘반쪽 총리’라는 비판을 받았겠지만 바른정당이 표결에 참여하면서 극단적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이 호남 정서 등을 이유로 여당과 전면적으로 각을 세우기 어려워진 만큼 바른정당의 선택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당 한 의원은 “국민의당이 대충 들러리를 선다면 ‘민주당 2중대’에 그칠 것”이라며 “향후 인사청문회 등에서 견제 세력의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4당 쟁점별 연대 전망 = 전문가들은 ‘4당 체제’에서 연대와 협치의 틀이 고정되지 않고 사안에 따라 헤쳐모이는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바른정당이 이번에는 표결에 동참하면서 여당에 동조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등에서는 다시 보수적 색깔을 낼 것”이라면서 “앞으로 쟁점에 따라 사안별로 연대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양강 구도에서 나타난 경직성은 줄었지만 정형화된 패턴을 읽기 어렵기 때문에 정치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교수는 “정책적인 연합은 이론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국회에서 다뤄지는 이슈가 한둘이 아니므로 현실적으로 선거제도 등이 정비되지 않는 이상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그러나 이 총리 인준 과정에서 오히려 양강 체제가 부활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국민의당 등이 이 총리 임명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는데 결국 두 당이 같은 뿌리이기 때문에 여대야소 상황”이라며 “현 정권에서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은 한국당이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충북 단양에서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찬회를 개최하면서 대선 패배 후 제1야당으로서 진로를 모색하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점검한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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