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여명 사망·400여명 부상
IS, 사건 몇시간뒤 배후 자처
“테러와의 싸움 다시 강화를”
트럼프·메르켈, 규탄 목소리
약 500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낸 아프가니스탄 카불 차량 자폭 테러에 대해 유엔 및 국제사회가 맹비난하고 나섰다. 당초 10여 명으로 알려졌던 사망자는 90여 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도 400명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테러의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31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극악무도하고 비겁한 공격”이라고 맹비난하며 “어떤 형태의 테러든 세계 평화와 안전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안보리는 이어 세계 모든 국가가 카불 차량 자폭 테러의 배후를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협력해달라고 부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대변인을 통해 증오와 슬픔의 감정을 전한 뒤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한 싸움을 다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31일 오전 8시 25분쯤 카불 시내 외교공관 지역인 잔바크 광장 부근에서 대형 트럭이 폭발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폭탄 조끼를 착용한 남성이 수천t의 폭발물을 실은 채 주차돼 있던 트럭 옆에서 스스로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한다. 출근 시간대 수십 대의 차량이 정체하고 있던 터라 피해가 더 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각국 지도자들은 테러 행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테러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테러리즘에는 국경이 없으며, 테러리즘은 우리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며 “우리는 테러리즘과의 싸움을 이끌어나갈 것이며, 곧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 발생지 인근에 있던 독일·프랑스·인도·중국·터키 대사관 건물이 일부 파손되면서 피해를 본 각국 외교부도 잇달아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도 건물 일부가 파손되는 피해를 봤지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가 사건 몇 시간 뒤 카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아랍권 알마야딘TV가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현지 무장단체인 ‘탈레반’의 소행이란 주장도 있었지만, 탈레반 대변인은 테러 직후 “누가 어떤 목적으로 했는지는 추후 밝혀질 것”이라며 “우리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민간인에게 피해가 가는 모든 형태의 폭탄 테러를 지양한다”고 부인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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