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12명의 축구국가대표가 모여 훈련하고 있다. 6월 A매치, 즉 13일 원정으로 치르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유럽파’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 기성용(28·스완지시티), 이청용(29·크리스탈 팰리스), 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과 한국영(27·알 가라파), 조현우(26·대구 FC) 곽태휘(36·FC 서울), 김진수(25), 이재성(25), 최철순(30·이상 전북 현대), 김창수(32·울산 현대), 이근호(32·강원 FC) 등이 파주NFC에 모여 있다. 대표팀 엔트리 24명 중 절반이다. 나머지 12명은 소속팀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먼저 파주NFC에 입소한 12명 중 해외파는 소속 구단의 일정을 모두 끝냈고, 국내파는 K리그 일정이 아예 없다. 그런데 손흥민 등 먼저 입소한 12명은 ‘명목상’ 공식훈련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자율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소속 구단으로부터 대표팀 차출 허락을 아직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정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각국 축구협회가 소속팀의 차출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대표를 소집할 수 있는 ‘매치 데이’ 기간을 정해 놓고 있다. 매치 데이 기간은 대개 경기가 있는 주의 월요일부터 그 다음 주의 경기가 끝나는 화요일, 혹은 수요일까지다. 대표팀은 목요일인 오는 8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수요일인 14일 카타르와 최종예선 8차전을 치른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월요일인 5일부터 수요일인 14일까지가 매치 데이, 즉 공식소집 기간이 된다.
FIFA가 인정하는 공식소집 기간 중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구단은 소속 선수의 대표팀 소집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 그 대신, FIFA는 구단에 ‘보험’을 제공한다. 구단은 소속 선수가 매체 데이 활동 중 부상을 당하더라도 급여를 지급하는데, FIFA가 이를 보전해준다. 선수의 급여 수준에 따라 보전액은 달라지며, 매치 데이 기간 중 28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했을 경우 FIFA는 일급, 즉 1일당 최대 2만548유로(약 2569만 원)까지 구단에 지급한다.
물론 매치 데이 기간이 아닐 때 부상을 당하면 FIFA의 급여 보전은 없다. 그래서 매치 데이 기간이 아니면 구단은 소속 선수의 대표팀 소집을 허락하지 않는다. 파주NFC에서 모인 12명이 공식훈련이 아닌, 구단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되는 자발적인 개인훈련을 하는 이유다.
축구대표팀 12명이 이런 방식으로 훈련에 일찍 돌입한 건 카타르와의 8차전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최종예선 A조에서 4승 1무 2패(승점 13)로 2위다. 그러나 3위 우즈베키스탄(4승 3패·승점 12)에 바짝 쫓기고 있다. 1위는 이란(5승 2무·승점 17)이다. 최종예선에선 조 1, 2위에게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게다가 대표팀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치른 3차례의 원정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카타르를 꺾지 못할 경우 자력 본선 직행은 자칫 어려워질 수 있기에 자발적으로 파주NFC에 모여 몸을 단련하고 있다. 지동원은 “(혼자 훈련을 하는 것 보다) 이렇게 일찍 함께 모여 훈련하는 것이 더 낫다”면서 “파주NFC에 오지 않았더라면 혼자 러닝하는 것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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