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가 국가경쟁력에 얼마나 심각한 해악(害惡)을 끼치는지를 보여주는 국제 평가지수가 발표됐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1일 국가경쟁력 평가 대상 63개국 중 한국이 올해 29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최저 순위(31위)로 떨어진 이후 2년 내리 부진한 성적표가 날아온 셈이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지난해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 효율성’ 부문 순위들이 곤두박질친 건 정부가 국가발전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다. 뇌물공여·부패비리는 6계단, 법치 8계단, 정치불안 위험도는 9계단이나 추락했다.

이번의 참담한 평가를 낳은 주범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비선 실세 최순실이다. 우리 국민은 전대미문의 국기 문란 행위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가 크게 훼손돼가는 현실을 목도했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와 맞불 집회로 사회적 갈등도 극에 달했다. 사회통합 정도 순위가 12계단이나 추락해 55위로까지 급락한 건 자업자득이다. IMD가 이례적으로 한국에 대한 권고 부분에 ‘정치적 혼란 관리’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부문 평가도 마냥 뒤처지고 있으니 큰일이다. 노사관계는 62위로 ‘바닥’이다.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인 청년실업과 구조개혁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간 게 없다. 오죽하면 IMD가 이들 항목을 일일이 적시하며 서둘러 개선하라고 촉구했을까. 그나마 이번 평가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건 기업 효율성 부문 순위가 유일하게 전년보다 4계단이나 상승했다는 점이다. 기업이 ‘공공의 적’처럼 매도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IMD 평가를 허투루 듣지 말고 국정 혼란과 기업 때리기 정책이 국가 경쟁력의 독(毒)이 된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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