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을 즐기다 /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조영일 옮김 / 아르테

“나는 그의 냄새까지 궁금하다.”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천재 작곡가인 쇼팽에 대해 저자가 궁금해하는 것은 그의 방대한 음악 세계라기보다 내밀하고 사소하기까지 한 삶의 흔적들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까지 19세기 쇼팽의 삶을 따라간 저자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쇼팽의 손 모양, 체취, 이사 동선에서부터 그의 이미지를 찾아 나간다. 그리하여 쇼팽의 가족관계와 주변 인물들이 그에게 준 영향, 음악가로서의 인생 등을 섭렵하고 쇼팽에 대한 입체적인 인물지도를 기록해내는 데 성공한다. 쇼팽이 직접 그린 각종 스케치와 파리에서의 마지막 콘서트 초대장, 그가 살았던 장소를 표시한 지도 등은 덤이다.

일본에서 최연소의 나이에 아쿠타가와(芥川)상을 수상하기도 한 저자 히라노 게이치로(平野啓一郞)는 19세기 중엽 파리 예술가들의 삶을 그려낸 전작 ‘장송’을 쓰면서 쇼팽이라는 인물에 매료됐다고 한다. 저자는 “쇼팽을 더 깊이 이해할 때 비로소 그의 음악을 들으며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 알 수 있으며, 그런 질문자에게만 은밀한 진실을 털어놓는 것이 바로 쇼팽의 음악”이라고 설명한다. 쇼팽의 삶을 알면 자연스럽게 음악 세계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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