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

지난 5월 31일은 제22회 바다의 날이었다. 통일신라 시대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바다의 날로 정했다. 이날은 바다에서 기세를 떨치던 기개를 기념해 국민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고, 해양에 대한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로 삼고 있다.

최근 해양생명공학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1989년부터 해양생명공학이란 학문이 생겼으니 그 역사가 길지는 않다. 이 학문을 통해 해양생물자원 생산의 증대를 통한 식량 문제 해결, 질병 치료 방법의 모색, 에너지 문제의 해결, 지구환경의 문제점 해결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해양생명공학의 범위는 보건의료, 식량 및 식품, 산업 바이오 소재, 에너지, 환경 분야로 구별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해양생물 자체, 생산물질, 기능 등의 연구를 그 기반으로 한다.

2년 전 미국 과학자 그룹이 캘리포니아 두점박이문어 연구 결과를 과학 잡지 ‘네이처 ’에 발표했다. 문어·오징어와 같은 두족류는 다양한 행동 양식을 가진 활발한 포식자다. 특히, 문어는 카메라 같은 눈, 물체를 단단히 잡을 수 있는 유연한 팔, 초기 배아 형성 유도가 잘 발달돼 있고, 고도의 색깔 적응 시스템과 같은 놀랄 만한 형태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무척추동물 중 가장 큰 신경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낙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유전체의 크기가 2.7Gb(27억 개의 염기서열)인 문어에 비해 2배 정도 큰 것으로 밝혀졌고, 배아 형성 및 기관 분화를 관장하는 유전자도 문어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을 추가로 알았다. 또한, 피부색의 자유로운 변화에 대한 기작 및 발달된 신경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이와 같은 결과에서 자유로운 보호색 변화, 또는 머리가 좋아지는 약을 개발해 생활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실제로 해양생물의 기능을 모방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한 예는 많다. 최근 국내 한 연구진이 홍합이 바위에 달라붙는 특징을 모방해 의료용 접착제를 개발했다. 홍합이 바위에 단단히 붙기 위해서는 몸에서 내는 실처럼 생긴 분비물인 족사를 만드는데, 주성분이 접착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접착력이 매우 강하고, 특히 물속에서도 접착력이 유지되며, 흉터가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인체에도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수술 후 봉합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얼마 전 그린란드상어에 대한 외신 보도가 있었다. 그린란드상어는 북대서양·북극해의 얼음같이 찬물에서 사는, 거의 시력이 없는 매우 큰 상어류다. 발견된 그린란드상어는 몸길이가 6m 조금 넘는데, 과학자들은 더 자랄 수 있다고 했다. 연간 1㎝ 이하로 매우 더디게 자란다. 이 상어가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현재 나이가 272살인데 연구 결과를 보면 500살까지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 때문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장수하는 동물인 그린란드상어의 장수 비밀을 푼다면 인간의 수명 연장도 가능해지지 않겠는가 .

해양생명공학 및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소재가 되는 다양하고 많은 해양생물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국가적으로 총괄하는 책임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설립됐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자리 잡은 지 갓 2년 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국내 산업체 및 과학자들에게 해양생물 자원 및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해양 생명자원을 연구해 해양바이오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지원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개인이 수행하기 어려운 해양생물 연구를 위해서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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