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가운데) 국방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한민구(가운데) 국방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엄밀한 분석에 시간 필요”
조직적 은폐 추궁 쉽지않고
韓국방 해외출장에 속도조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고 누락 진상조사에 속도를 붙이던 청와대가 2일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관련 진상조사가 미국과의 사드 배치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결과 발표 내용과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제16차 아시안 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로 떠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입국하는 5일 이후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난 5월 30일 “충격적”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하면서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에 대한 진상조사에 속도전을 벌여왔다. 30일 밤 국방부 정책실장 등 관계자를 집중조사해 31일 “국방부가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4기 추가(반입) 사실을 누락했음을 확인했다”고 즉각 발표했다. 또 사드 보고 누락의 경위를 넘어 사드 배치 결정 및 도입 과정을 살펴본다며 한 장관과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이 문제는 오래 끌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그렇게 끌 수 있는 내용도 없는 것 같다”며 신속한 사건 마무리를 예고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 장관과 김 전 실장 조사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조사 주체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청와대 내에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조사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사 발표가 늦어지자 “전 정부 외교·안보 수뇌부에게 의도적, 조직적인 은폐 의혹을 묻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는 엄밀한 진상 파악을 위해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한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돌아오는 대로 다시 한 번 경위 파악을 위해 설명을 들은 뒤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결과 발표 내용과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 진상조사가 이뤄진 뒤 미 국방부는 “사드 배치 과정은 매우 투명했다”고 발표했고, 문 대통령과 면담한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관련 조사가 국내 현안에 국한된 조치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조사의 취지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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