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란 인천시 브랜드담당관

SKT 시절 ‘생각대로’로 유명
시장명함부터 바꿔 변화 주도


“사회는 소통과 공감, 혁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무원들은 변화에 가장 둔감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건 명함부터 바꿔 경직된 공직사회에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딱딱하고 엄숙하기만 하던 관공서에 탈권위적인 새바람이 일고 있다. 박혜란(53·사진) 인천시 브랜드담당관이 새 바람을 일으키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정형화된 명함을 바꾸는 작은 시도부터 변화를 시작했다. SK텔레콤 상무를 지낸 박 담당관은 지난해 공모 절차를 거쳐 별정 4급의 인천시 초대 브랜드담당관으로 영입된 인사다.

그는 최근 정형화된 가로 8.5㎝ 세로 5㎝ 크기의 공무원 명함을 담당 업무의 특성을 살려 명료하게 표현하면서도 친근감 있는 디자인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명함 뒷면에는 그가 만든 인천시의 새 브랜드 ‘올 웨이즈 인천(all ways Incheon)’이란 문구에 해당 공무원의 자필 서명도 넣었다. 처음에는 명함이 너무 가벼워 보인다는 불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캐리커처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도안까지 주문이 더 다양해졌다.

더 파격적인 것은 인천시 행정수반인 시장의 명함이다. 명함 앞면에 ‘유정복을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시장의 이름에 들어간 ‘복(福)’자를 한자로 강조했다. 시민에게 행복한 시정을 선사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명함에는 ‘빈틈없이 챙기겠습니다’라고 쓰고 8.5㎝ 길이의 눈금자를 새겨 넣었다. 또 병따개 모양으로 가운데가 파인 명함에는 ‘시원하게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같은 명함을 받아 든 이들은 웃음으로 화답하며 친근감 있게 느껴진다는 반응이다.

박 담당관은 광고업계에서 30년을 지낸 베테랑이다. SK텔레콤의 ‘생각대로’, LG전자의 ‘볼수록 빠져듭니다’ 등 귀에 익숙한 광고 카피가 모두 그의 작품이다. 박 담당관은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이란 도시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며 “해외여행을 하고 귀국해 문득 인천을 최고의 도시로 브랜드화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겨 공직에 발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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