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발 들어오면 수사방침”
일부 시민단체 “명백히 밝혀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장녀의 이화여고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했던 서울 중구 정동아파트 502호가 15년간 25명이 전입·전출했던 ‘위장전입 허브’라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경찰 수사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화여고를 통해 자체적으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정동아파트 502호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 관할 구청인 서울 중구청 등에서 고발해오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장학사를 통해 이화여고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학교 측은 ‘한국 국적이 없어 부동산 매매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교사들을 위해 교장 이름으로 전세를 하나 얻어놓고 기숙사처럼 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정동아파트 위장전입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한 주소지가 수년간 조직적으로 위장전입에 활용된 정황으로 볼 때 브로커가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특히 강 후보자는 시기적으로 이화여고가 자립형 사립고로 전환된다는 정보를 듣고 위장전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중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5∼2010년 정동아파트 502호에는 강 후보자 장녀를 포함해 전입·전출자가 모두 25명에 달한다. 한 가족이 전출한 날에 곧바로 다른 가족이 전입한 경우도 있었다. 502호에는 1994∼2008년 심모 전 이화여고 겸 이화외고 교장 명의로 전세권이 설정됐고, 이후 학교법인 이화학원이 전세권을 이어받아 2010년 9월 30일까지 유지했다.
또 이 아파트로 전입했다가 6개월 이내에 전출해 위장전입한 가구는 1999∼2008년까지 총 7가구로 집계됐다. 이들 가구에는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거나 고등학생인 자녀가 있어, 위장전입으로 이화여고에 진학하기 위해 이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강 후보자 외에도 여러 가족이 502호에 주소지를 뒀던 만큼, 위장전입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특히 2000년 이후 집중적으로 전입이 이뤄졌는데, 당시에 이화여고가 자사고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자도 2000년 7월 24일 자신과 장녀의 주소를 이곳으로 옮겼다.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와 장남, 차녀는 한 달 뒤인 8월 23일 해당 주소로 전입했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전출했다. 이어 강 후보자와 장녀는 전입 81일 만에 전출한 바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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