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는 수유동과 우이동 일대 북한산 자락에 1907년 헤이그 밀사로 갔다가 순국한 이준 열사를 비롯해 손병희, 이시영, 신익희, 김창숙, 여운형 선생 등 모두 16위 애국 순국선열들의 묘역이 자리하고 있다. 구한말 동학혁명에서부터 일제강점기 시절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과 광복 후 민주화 투쟁을 지나 통일운동에 이르기까지, 이분들의 업적과 생애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조망할 수 있도록 이곳 애국 순국선열 묘역 주변, 국립4·19민주묘지 바로 위편에 지난해 건립한 ‘근현대사기념관’이 지난달 17일 개관 1주년을 맞았다.
비교적 아담한 시설로 지어진 기념관이 지난 1년간 주변에 가져다 준 변화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북한산 둘레길과 순례길을 따라 흩어져 있던 선열 묘역들의 의미를 한곳에 결집해 관심을 집중시킴으로써 국립4·19민주묘지와 함께 꼭 둘러보고 싶은 근현대사 탐방코스가 된 것이다. 지방에서까지 학생들의 수학여행 버스 행렬이 이어지고, 시민과 학생 등 탐방객이 많아지면서 인근 지역은 음식점과 카페거리로 탈바꿈했다.
강북구에 잠드신 여러 선열들 중에서도 우리나라 ‘초대(初代)’ 관직 등을 역임, 대한민국 역사의 맨 처음을 걸어오신 ‘최초’라는 상징성을 가진 선열들의 묘역만을 이어 1시간 남짓 짧은 시간에 둘러볼 수 있는 ‘초대(初代)길’ 코스도 인기다.
근현대사기념관을 출발해 대한민국 초대 제헌국회 부의장과 2대 의장을 지낸 신익희 선생, 구한말 신식 제도를 받아들이면서 우리나라 제1호 검사가 된 이준 열사의 묘역을 지나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선생, 그리고 임시정부 시절 정규군, 즉 우리나라 최초의 국군인 광복군 합동묘소와 초대 부통령이었던 이시영 선생의 묘역을 돌아 다시 근현대사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선열들의 묘역 코스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다. 이런 때 가족과 함께 가벼운 산책이나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굳이 멀리 갈 것 없이 강북구로의 여행을 권한다. 북한산 둘레길 중 강북구 구간인 소나무길과 순례길 등은 전국 네티즌이 추천한 ‘서울 및 전국 최고의 걷기여행길’이기도 해서, 수려한 자연경치 그 자체가 주는 상쾌함과 더불어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인 자녀가 있다면 더더욱 추천한다. 최근 광화문 촛불에 이은 대통령 탄핵과 평화적 정권교체를 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때 자녀와 함께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더 없이 훌륭한 근현대 역사와 민주주의 교육이 될 것이다. 인터넷으로 문화해설사의 동행을 신청할 수도 있다.
피톤치드 마시며 소나무 우거진 수려한 길을 부담없이 걷는 동안, 어느새 맘속에 차오르는 애국심과 가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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