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 Crush-여성이 다른 여성을 선망·동경하는 현상
‘악녀’ 김옥빈
‘악녀’ 김옥빈

- 여배우 氣살리기

칸서 주목받은 ‘악녀’‘불한당’속 히로인들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 2편의 여배우들이 강렬한 캐릭터로 충무로 여배우 중심영화 기근 현상을 돌파했다. ‘악녀’의 김옥빈, 김서형과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의 전혜진이 그 주인공. 8일 개봉하는 ‘악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본 후 범죄조직에서 킬러로 길러진 조선족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김옥빈이 주인공 숙희 역을 맡아 총과 칼을 들고 화려한 액션 연기를 펼쳤다. 합기도, 태권도 유단자인 그는 프랑스 칸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영화를 위해 많은 양의 훈련을 소화했다”며 “정말 최선을 다해 찍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에서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채 수십 명을 죽이고, 달리는 버스에 매달리고, 자동차 보닛에 앉아 도끼로 중심을 잡은 채 한 손으로 운전하며 적을 추격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연기로 영화의 맛을 한껏 살렸다. 그는 “어떤 무기가 가장 잘 맞았냐”는 말에 “연습할 때는 쌍검이 손에 가장 잘 붙었는데 연기를 하며 도끼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악녀’ 김서형
‘악녀’ 김서형

김서형은 숙희를 스카우트해 임무에 투입하는 국가 비밀조직 간부 권숙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을 펼쳤다. 그는 “(김)옥빈이를 이기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해 복근도 만들었다”며 “주인공 악녀보다 더 악인 캐릭터로 여유롭게 성곽을 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칸영화제 포토콜 행사에 탱크톱을 입고 복근을 과시하며 외국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 영화 연출자인 정병길 감독은 “내가 여자 액션영화를 한다고 하니까 한국에서 ‘과연 되겠느냐’라는 주변의 우려가 컸다”며 “그런 우려를 들으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들더라”고 소개했다. 정 감독은 또 “충무로에 좋은 여배우들이 많은데 여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우는 영화가 없어 아쉬움이 컸다”며 “그런 갈증이 이번 시나리오를 빨리 쓰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7일 개봉한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에서 마약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교도소에 경찰을 잠입시키는 간부 역을 맡은 전혜진도 선 굵은 연기로 설경구, 임시완 등 남자배우들을 압도했다. 그는 “영화 전체적으로 선악의 구도는 아니지만 남자 배우들과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며 “시나리오에 목말라 있었는데 시나리오가 내 상황에 맞아 하고 싶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불한당’ 전혜진
‘불한당’ 전혜진

배우 이선균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아무래도 아이들 쪽에 책임감이 더 크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 든다”며 “‘사도’ 때 여기도 민폐 저기도 민폐라는 생각을 하며 이준익 감독께 ‘이게 마지막 작품’이라고 말했는데 육아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며 다시 영화가 하고 싶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서면 흥행이 안된다는 충무로 분위기에 대해 “어릴 때는 여배우를 기호로밖에 안 쓰는 게 화가 나기도 했다”며 “내가 다른 여배우들과 차별화된 역할을 함께 만들 수 있는 감독을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 여배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영화 ‘조폭 마누라’ 시리즈의 신은경과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하지원에 이은 액션 여배우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열연이 충무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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