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발레단 ‘더 라스트…’ 7회 대한민국발레축제 출품
“직장 내 갑을관계, 비정규직의 삶 등 우리 시대 ‘미생(未生)’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면서, 발레의 품격과 영화의 감동을 모두 담고 싶었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상사의 성희롱과 매일같이 돌아오는 야근에 시달리는 여성 비정규직 신입 사원이다.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의 군무가 극 전반을 끌고 가며, 주인공 역시 하얀색 와이셔츠 차림이다. 홍 안무가는 “3년 전 해외 출장 중 호텔 방에서 당시 인기 드라마 ‘미생’을 보다가 작품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국립발레단이 아닌 민간발레단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 중 하나”라며 “일각에서 정통 발레에 비해 가볍다는 지적도 있지만 발레를 좋아하고 알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축제에서 관객 지향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21세기 한국의 현실을 반영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과 원작 클래식 발레 공연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낙하산으로 취직한 사장 딸과 주인공이 한 남성을 두고 다투는 모습은 흑조와 백조의 치열한 몸짓을 연상시킨다. 원작과 달리 등장 인물 대부분이 정장 차림이지만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울려 퍼질 때는 발레 타이즈만을 입은 주인공이 날고 싶은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오는 13∼14일 서울 서초동 CJ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
홍 안무가는 “발레축제는 장래성 있는 안무가들을 키우고 이들의 아이템을 레퍼토리화할 수 있게 해 주는 행사”라면서 “보다 현실과 맞댄 발레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발레축제에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평범한 남자들’(17∼18일·자유소극장)은 주위 시선을 의식하며 치열하게 사는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작품이다. 이루다 블랙토 프로젝트의 ‘블랙 스완 레이크 R’(13∼14일·자유소극장)은 병들어가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표현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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