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조직 개편 방향이 잡혔다. 청와대·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5일 당·정·청 회의를 갖고 중소벤처기업부와 통상교섭본부를 신설하고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을 다시 독립조직으로 하는 등 기존 17부·5처·16청 체제를 18부·5처·17청으로 전환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이후 신설된 장관급 부서인 국민안전처는 폐지된다. 문 정부가 역대 정부 출범 때에 비해 조직 개편을 최소화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문 대통령의 공약 중 감사원 독립과 검찰 개혁 등이 있어 내년 개헌 논의를 계기로 더 큰 개편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국회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제출되면 신속한 처리를 통해 문 정부가 하루 빨리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개편의 최종 목적은 효율적 정부라는 점에서, 업무 중복·혼선 우려는 없는지 국회에서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61차례 정부 조직 개편이 있었지만, 전 정권과의 차별화에 치중해 조직을 붙였다 뗐다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관료사회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기부(中企部) 신설 문제를 제대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중소기업과 벤처산업 육성이라는 업무 영역 중 상당 부분이 기존의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와 겹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산업부의 경우, 통상 기능이 장관급 조직으로 분리되고, 중소기업 업무마저 떨어져 나가면 존폐를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이 때문에 통상교섭본부를 외교부로 이관하려던 문 대통령 공약이 백지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코트라( KOTRA),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산업부 산하 기관의 중기부 이전도 논란이 예상된다.

중기부 신설이 자칫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불필요한 ‘보호’로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도 있다. 중소기업 육성이 국가적 과제이지만, 장관급 조직이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통상교섭본부와 외교부의 협력도 필수적인데,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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