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지적

“취업준비, 과도한 사회비용
노동시장 진입 갈수록 지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평균임금 수준은 실질 구매력으로 따졌을 때 3만6653달러(2014년 기준)이다. 이는 일본(3만5672달러), 이탈리아(3만4744달러), 스페인(3만6013달러)보다 많다. 이렇게 국제 물가 수준을 따졌을 때는 낮지 않다. 문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1차 노동시장, 중소기업 정규직과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2차 노동시장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서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지난 1월 발표한 ‘경제사회 환경의 변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 보고서에 따르면 1차 노동시장의 인력은 480만 명으로 전체 피고용인 1930만 명의 25%에 불과하다. 대기업 정규직 290만 명, 공공부문 정규직 190만 명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75%가 몸담은 2차 노동시장은 중소기업 정규직 840만 명, 대기업 비정규직 183만 명,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395만 명 등으로 구성된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1·2차 노동시장 간의 심각한 격차로 이어졌다. OECD 통계를 살펴보면 2014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임금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간의 소득 배율은 4.79로 OECD 평균(3.46)을 크게 웃돈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 미국(5.0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저임금 근로자(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버는 근로자)의 비중도 OECD 평균(16.8%)보다 높은 23.7%에 달한다.

배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2차 노동시장 사이에는 임금, 근로조건, 기업복지, 사회보험 적용률에서 점차 그 격차가 확대됐으며 양자를 연결하는 사다리가 없진 않으나 이동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 “1·2차 노동시장 간 청년의 생애 소득을 계산하면 막대한 차이가 있어 청년들의 1차 노동시장 진입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1·2차 노동시장 간 격차가 높은 청년실업률의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청년들이 합리적인 취업 선택지를 1차 노동시장으로 한정시켜 취업준비활동에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들이기 때문에 노동시장 진입 지연이 일어나 높은 청년실업률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지난 3월에 발표한 ‘청년고용의 현실, 그 해결의 실마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대졸자의 첫 취업 평균소요 기간은 평균 11개월(남성 13개월, 여성 10개월)이지만, 이들의 첫 직장 평균 근속 기간은 19개월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직 사유는 ‘보수와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불만’(48.6%)이었다.

김 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임금공시시스템의 도입을 고려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간의 임금 격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산업별·지역별 차원에서의 대화가 이뤄지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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