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은 어떤 생각, 행동, 감정을 갖느냐에 따라 매 순간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천국, 인간세계를 윤회한다. 마치 혼자 숲길을 걸으며 고요함 속에 삶의 의미와 가치를 사유하듯, 그러한 인간의 마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명상이다. 박경일 기자 parking@
우리의 마음은 어떤 생각, 행동, 감정을 갖느냐에 따라 매 순간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천국, 인간세계를 윤회한다. 마치 혼자 숲길을 걸으며 고요함 속에 삶의 의미와 가치를 사유하듯, 그러한 인간의 마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명상이다. 박경일 기자 parking@

8 명상과 자존감 Ⅲ

# 마음은 매 순간 윤회한다

불교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몸은 삶과 죽음을 통해서 윤회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순간순간 윤회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인간으로 태어나게 되면, 우리의 몸은 죽을 때까지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생각, 행동, 감정을 갖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마음은 6종류의 정신세계, 즉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천국, 인간세계를 오가면서 매 순간 윤회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우리의 마음이 공격성, 불안, 공포, 폐쇄공포증과 관련된 심리상태에 있을 때, 우리의 정신은 지옥세계에 머무르게 되고, 만족을 모르는 끝없는 욕망의 상태에 있다면 아귀세계, 자기중심적 본능과 충동(성욕과 식욕)에 사로잡혀 있는 순간은 축생세계, 감각적 희열, 환희상태의 정신적 고착상태에 있다면 천국세계, 질투와 경쟁에 몰입된 편집증과 망상증적 심리상태에 있다면 아수라세계에 머무르게 됩니다. 만일 정체감의 혼란을 경험하고 자아추구를 향한 갈망, 열정의 상태에 있다면 우리의 마음이 인간세계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입니다. 인간세계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고 사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뉴스에서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되면,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라고 반응하면서 놀라고, 분노하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이는 몸이 인간이니까 마음도 당연히 인간이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반응입니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몸은 인간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인간이 아닌 심리상태일 때가 많습니다. 성추행하는 사람의 경우를 예로 들면, 그의 몸은 인간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의 주된 정신은 성적 욕망과 어리석음으로 가득한 축생세계에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행위가 가능합니다. 축생세계는 수치심, 죄책감 등이 극도로 결여되어 있으므로 자존감(self-esteem) 또한 극도로 제한적입니다. 우리가 인간답지 못한 행위나 심리상태에 있을 때 우리의 자존감은 손상을 입게 됩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자존감은 바로 우리의 몸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듯이 우리의 마음도 인간의 특징을 드러내고 실현할 때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주된 정신이 인간세계에 있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 자존감의 배양은 인간마인드의 회복으로

내담자 중심치료를 창시한 칼 로저스는 우리가 이상적으로 꿈꾸는, 되고 싶은 자기 모습과 현재 실제 자기 모습 사이에 차이가 크면 클수록 고통과 갈등이 커진다고 보고 그 차이를 줄여가는 것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becoming a person)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불교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많이, 그리고 자주 인간의 정신세계에 머무를 수 있는가에 따라서 고통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 순간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신체적으로 접촉하면서 우리의 마음은 화, 질투, 즐거움, 욕망, 불만족의 파도에 휩쓸려 지옥과 아귀, 축생, 천국, 아수라의 심리상태를 오고 가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마음 상태에서는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이 상실되기 마련입니다. 그 이유는 인간마인드가 아닌 나머지 5가지 세계에서는 인간으로서의 정체감에 대한 고민이나 사유가 없고, 각각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핵심감정과 특질들에 압도되어 자아의식이나 자각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이들 세계에서는 아예 자존감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인간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명상은 인간마인드의 회복을 위한 필수 작업

인간마인드를 회복하기 위한 명상은 크게 4단계의 과정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불편한 감정이나 생각에 이름을 붙이고, 둘째, 자신이 어느 정신세계에 머무르고 있는지 인식한 다음, 셋째, 그 감정이 몸의 어느 부위에서 가장 잘 느껴지는지 확인하고, 넷째, 그 부위에 연민적인 친절을 제공해줍니다.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지금 이 순간, 평소와 달리 마음이 불편하거나 괴롭다고 가정해봅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주의를 호흡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불편한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 봅니다. 그 감정에 ‘화’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시다. 그러면 ‘화’는 지옥마인드의 핵심감정이니까, 두 번째 단계에서는 “아, 내가 지금 지옥에 와 있구나!”라고 자각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자신이 느끼는 ‘화’의 감정이 몸의 어느 부위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지 확인합니다. 마음속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천천히 몸을 스캔해가면서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몸의 부위를 발견해봅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단계에서는 발견한 몸의 부위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주고, 그 감정을 없애려고 애쓰지 않고 그냥 그곳에 머물러있도록 허용해줍니다. 필요한 만큼 반복해서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주고, 허용해줍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은 이미 느끼셨겠지만, 몸을 통해서 자존감을 배양하는 방식과는 달리 마음을 통해서 자존감을 배양하는 방식을 제대로 알고 일상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불교심리학에서 의미하는 육도윤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론적인 설명과 실습을 함께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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