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 경제외교 실종 우려

DJ, 실무자급 투자유치단 구성
盧, 美 주요도시서 투자 설명회


‘외환위기 극복·국가신용등급 회복·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촉구….’

역대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때마다 재계와 손잡고 국가 경제의 중대 현안을 해결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 왔다. 새 정부 역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국익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 재계와의 냉담을 풀고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경제·산업계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가 대표적으로 국익 차원에서 재계와 파트너십을 형성한 경우다. 당시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외환위기 극복과 투자 유치를 위한 계기로 삼기 위해 민간과 힘을 모았다. 특히 재계 총수 위주의 경제사절단 대신 실무자급 위주의 투자유치단을 구성, 대통령 방미 기간에 동행토록 했다. 이들은 미 정부와 의회,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 재계 등과 전방위로 만나면서 한국의 경제개혁 정책과 산업 경쟁력 등을 소개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데 총력을 쏟았다. 실제로 김 대통령 등은 제너럴모터스(GM)와 인텔, 휴렛팩커드(HP) 등 경제계 인사와 만나 모두 3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의향을 확인했다.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정부 출범 직전에 국제신용평가사인 미국 무디스는 북핵과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치를 2계단이나 낮췄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노 대통령은 2003년 미국 방문 때 주요 그룹 총수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도록 했다. 특히 경제계와 손잡고 뉴욕(금융계 인사 초청 오찬)·워싱턴(정계 인사 초청 간담회)·샌프란시스코(서부지역 미 경제인 간담회) 등에서 전방위로 ‘한국경제설명회’를 열고 신용등급 전망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한·미 FTA 조기 비준을 촉구하기 위해 방미 당시 대통령 주재로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국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대통령이 직접 경제정책과 규제개혁 방향을 설명하고, 삼성·LG·현대·SK·포스코 등은 경영실적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방미 당시 역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을 구성했다. 벤처기업, 중소·중견기업을 아우르는 경제인 166명과 동행했다.

새 정부 역시 이번 대통령 방미 기간을 통상 압박 등 경제현안을 풀고 국익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진영논리를 내려놓고 재계와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경제 관료와 기업인들이 사절단으로 동행할 텐데 국내 기업들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 산업과 접점이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팀을 짜고, 한·미 경제 현안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정교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익이 걸려 있는 사안인 만큼 방위 조약에 준하는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새 정부와 경제·산업계가 똘똘 뭉쳐 지혜와 역량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권도경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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