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압력 풀 美 투자 계획
국내 일자리 창출과 엇박자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라는데 해외 투자해도 될까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이 꾸려지는 가운데 주요 축인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기업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을 완화할 미국 내 투자계획을 준비해야 하지만, 이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국내 일자리 창출 정책과 엇박자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이 나오는 곳에 투자하는 시장논리와 정치 현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과 접점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하는 대목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투자해야 하는 시장논리가 새 정부의 ‘코드’에 역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행된 미국 공장 신설 등 투자계획이 한·미 정상회담과 연계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논리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을 뿐인데 정치 코드가 개입되면 기업이 투자하는 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로서는 베트남 등 동남아보다 인건비가 7~8배 비싼 미국 공장 신설은 달갑지 않은 선택”이라며 “하지만 시장의 바로미터인 북미시장에서 성공해야 하는 만큼 시장중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인데, 이것이 정부 정책과 충돌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기업들의 역량을 모아서 전략적으로 통상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산업과 접점이 많은 기업과 우선 협력해 통상 현안을 풀고 실리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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