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

국내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아니라, 정규직과의 격차를 좁혀 ‘괜찮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드는 ‘중향평준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8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개최한 ‘비정규직, 해법을 제안하다’ 정책토론회 기조 발제를 통해 “문제의 핵심은 법정 정년까지 고용주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근로계약을 단절할 수 없는 ‘한국식 정규직’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한국식 정규직은 직무성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임금을 정년까지 보장하는 ‘영구직’인 측면이 있다”며 “생산성이 낮은데도 정규직이라는 지위로 인해 받는 고임금 구조를 고쳐 비정규직의 임금을 올림으로써 격차를 좁히고, 괜찮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 비정규직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동일 기업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장기 근속자(고호봉)와 단기 근속자(저호봉) 간의 격차를 조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정규 근로자일 확률은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규모 사업체 근로자보다 오히려 노조가 있는 대규모 사업체 근로자가 더 높고 남자는 6.2%, 여자는 21.3%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노조의 교섭력이 커지면 정규직의 임금 상승 등에 부담을 느낀 사용자는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노동조합 제자리 찾기를 통해 정규직 과보호를 완화하고 다양한 고용형태를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이후 기간제근로자는 감소했지만, 풍선효과로 다른 형태의 비정규직이 증가했다”며 “노동비용의 전반적인 상승으로 정규직 고용이 되레 줄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헌법의 원칙과 충돌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희선 변호사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계약 당사자들이 자유의사로 체결한 계약관계에 정부가 개입, 기존 계약을 무효로 하고 새로운 계약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헌법상 계약체결의 자유 원칙 및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정책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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