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신경과학을 가르치는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 교수의 책 ‘이그노런스’(뮤진트리)에 나오는 핵심적인 대목이다. 저자는 2006년부터 ‘무지’에 대한 과학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초대된 과학자들은 두 시간 동안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강의한다.
이 책은 과학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다.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실험 연구라는 범주에 속하는 행위들을 통해 차곡차곡 쌓은 지식의 축적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저자는 과학의 현재는 지식 탐구라는 긴 과정 속 한 단계일 뿐이며 과학은 우리가 밝혀내야 할 거대한 무지를 향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실험실로 이끌고 밤늦도록 그곳에 붙잡아 두는 것은 과학의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며 과학을 이끌어가는 추진력은 미지의 것을 찾는 희열, 바로 무지에 대한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이는 어느 저녁식사 자리에서 조지 버나드 쇼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게 건 넨 인사말과도 같은 맥락이다. “과학은 항상 잘못을 저질러요. 문제를 하나 해결할 때마다 열 개의 문제를 새로 만들어내죠.” 따라서 저자는 학생들에게 정작 가르쳐야 할 것은 ‘무지’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과학자들에게 모르는 것에 대한 이야기란 결국 자신이 알고 싶은 것, 꼭 알아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알 수 있는지, 그것을 알아내면 어떻게 되고 알아내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은 이 같은 통찰 아래 무지의 관점에서 과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무지란 결국 인류가 만들어낸 답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이라며 대답은 잊고 질문에 매달리라고 주문한다. 과학뿐이겠는가. 모든 지식에 해당하는 주문이며, 일상생활 속에서도 필요한 지혜다. 오래전 한 철학자도 말하지 않았나.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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