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보급 쉽지 않아
전력 공급위해 불가피 판단
에너지계획에 증설 명시 검토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로 한때 ‘원전 제로’를 선언했던 일본 정부가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원전 증설’로 180도 뒤집을 전망이다.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이 산업과 국민 생활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원전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달부터 국가의 에너지기본계획 재검토에 착수하고 향후 원전 신증설과 개축의 필요성을 에너지기본계획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제성은 이번 재검토에서 원전의존도를 낮추는 방침은 견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관련 기술 및 인재 확보를 위해 최소한의 원전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제시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성은 이르면 이달 중 부처 내 전문가회의를 시작하고 자문기관인 종합자원에너지심사회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에너지기본계획 변경을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민주당(현 민진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는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이유로 일본의 ‘탈(脫)원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다시 정권을 잡은 후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며 탈원전 선언을 철회하고 원전 재가동을 추진해 왔다. 당시 수정된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력원 중 원전의 비율을 20~22%로 늘리고 종래 80% 이상을 차지하던 화력발전은 56% 정도로 낮춘다는 방침이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전면 중단됐던 원전의 재가동을 넘어 원전의 신증설과 개축 필요성까지 에너지기본계획에 명시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원전의 운전기한을 원칙적으로 40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운전기한을 연장하지 않으면 노후 원전은 순차적으로 폐기될 전망이다. 향후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재가동한다고 해도 원전 신증설과 개축이 이어지지 않으면 일본 내 원전 수는 감소하게 돼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환경은 일본의 원전 필요성을 재촉하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 가입한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현재의 80%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따라서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화력발전의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전력원을 개발하지 못하면 원활한 전력 공급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다시 원전 가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정권의 이런 방침은 집권 자민당 내 원전 신중파와 야당의 반대라는 난관을 넘어서야 한다. 탈원전을 선언할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민진당은 아직도 조기 탈원전과 원전 신증설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원전 건설을 수용할 지역을 찾을 수 있는지도 원전 신증설 방침의 과제로 남아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