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가에게 바치는 오마주”
“칠순역을 지나면서 제가 했던 일을 정리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스터, 프로그램, 기타 자료들을 보냅니다. 영인문학관에서 잘 보관하셨다가 언젠가는 날 잡아 전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김영태(1936∼2007·사진) 시인이 생전에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에게 보낸 편지 내용 일부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영인문학관은 화가이자 작가로서 독특한 예술적 경지를 보여줬던 김 시인 10주기를 맞아 그를 회고하는 전시를 마련한다.
오는 16일부터 7월 12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여는 ‘김영태의 편지들’전이 바로 그것. 김 시인이 생전에 문인들과 나눴던 편지와 엽서, 문학지의 표지화와 문인들의 캐리커처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홍익대 서양화과 출신의 김 시인은 그림과 글, 무용평론을 넘나들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다. 아무렇게나 흘려 쓴 듯하지만 개성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글씨체에는 그의 호에서 따온 ‘초개눌인체(草芥訥人體)’라는 별칭이 붙었다. 초개눌인은 ‘지푸라기처럼 보잘것없고 어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전시에는 김 시인이 마종기·안수길·김춘수·박남수 등 동료 문인들과 나눴던 편지, 이어령·김환기에게 보낸 그림엽서, 최인훈·이청준·김승옥의 캐리커처 등이 나온다. 강 관장은 “김 선생의 편지는 문학사적 가치를 낳는다. 이 전시는 한 예술가에게 바치는 우리 문학의 오마주”라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