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민의당 이용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이현재, 바른정당 이종구 등 야 3당 정책위의장이 ‘일자리 추가경정 예산안은 국가재정법이 정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 3野, 정부 추경안 반대 합의
靑에 끌려가지 않고 ‘딜’ 노려 장관급 낙마로 ‘힘’ 과시 의도
국회 예결특위‘여소야대’상황 셈법 복잡해 대치 장기화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위해 국회 시정연설까지 나서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야권이 사실상 ‘추경 반대’ 입장으로 뜻을 모은 것은 청와대와 여권의 정국 운영 방식에 그대로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협치가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과정에서 추경안과 문 대통령의 장관급 인사를 연계시킴으로써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권의 힘을 드러내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이용호 국민의당·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한 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경 편성은 국가재정법이 정하고 있는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추경에 제동을 걸었다. 야 3당이 한목소리로 ‘추경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추경안 통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 통과’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추경안 심사를 맡게 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여소야대’(50명 중 민주당 의원 20명)이다 보니 민주당이 목표로 한 6월 임시국회 내 처리는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의 여야 간 대치는 인사청문회와 추경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두 문제가 연계해서 굴러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와 여당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인사에서 일정 부분 양보하면 야당에서도 추경 등에서 내줄 것을 내주는 ‘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다당 체제인 만큼 각 당의 셈법이 워낙 복잡해 여야 간 대치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추경안에 대해서는 야 3당이 함께 논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인사 문제의 경우 후보자별로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아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국회 상임위원장단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추경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지만, 국회 운영위원장인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같은 당 상임위원장들은 문 대통령의 5대 인사 원칙 파기 등을 사유로 들어 이번 오찬에 불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