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취임후 ‘허니문 랠리’
대학생·직장인 한탕심리 빠져
수업중에… 근무중에 몰래 투자
“내 주식도 오를 것” 막연한 기대
수익커녕 원금마저 날리기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는 ‘허니문 랠리(Honeymoon Rally)’가 이어지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오른 가운데, 2030 세대가 주식에 대한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유행 따라가듯 투자했다가 돈을 몽땅 날리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모 사립대 경제학과 대학원생 김모(29) 씨는 갖고 있던 주식이 상장 폐지되면서 공모전 입상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모은 800만 원 중 780만 원을 잃었다. 김 씨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지수가 올라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마음으로 욕심을 냈다가 결국 크게 손해를 봤다”며 “틈틈이 시세를 확인해야 하니까 수업을 들을 때나 연구실에서 업무를 할 때도 계속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는데, 교수님에게 태도 불량으로 찍히기만 하고 남은 게 없다”고 털어놨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한모(여·28) 씨는 며칠 전 총 560만 원을 손해 보고 나서야 주식을 그만뒀다. 한 씨는 “은행 금리가 낮아 저금으로는 돈을 모으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며 “내 주식은 올랐다가 떨어졌지만, 다른 주식이 계속 오르기에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하다가 이제야 손을 털었다”고 후회했다. 서울대 스누라이프, 고려대 고파스 등 각 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주식 투자 경험담을 나누는 게시글이 빈번하게 올라오고 있다.

이를 놓고 사상 최고 수준의 청년 실업과 가계 부채로 인한 부담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2030 세대가 주식으로나마 한탕 벌어보자는 심리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임금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상승세도 가파르다 보니 은행의 예·적금으론 목돈 마련이 불가능한 젊은 세대가 목돈을 만지기 위해 너도나도 주식 투자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직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12월 기업신용평가기관 한국기업데이터(KED) 기준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직장인의 연봉 수준을 분석한 결과, 사원급 직원의 평균 연봉은 2750만 원이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구당 평균 전셋값이 4억2529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직장 초년생에 해당하는 2030 세대가 월급만 모아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아도 약 15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주식은 수익성이 높은 대신 원금 손실 위험도 있는 투자 기법”이라며 “주식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투자자라면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한다’는 마음으로 성급하게 진입하기보다는 어떻게 종목을 선택하는지, 장기 투자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충분한 학습을 거쳐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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