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티 북방의 푸틴 제2별장은 설원 위에 흰 대리석으로 세워져서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점점 다가가면 동화책에 나오는 ‘요술성’ 모습이 된다. 둥근 탑, 역시 흰 대리석의 지붕과 벽, 평원 중심에 세워진 거대한 3층 건물은 사방에서 보인다. 서동수가 세워준 이 별장이 마음에 들어서 푸틴은 시간 여유만 있으면 이곳으로 날아온다. 한낮, 서동수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별장의 응접실로 들어섰을 때 푸틴이 웃음 띤 얼굴로 맞았다.

“요즘 신혼 재미는 어때요? 서 대통령.”

“행복합니다.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각하.”

앞자리에 앉은 서동수가 러시아의 지도자를 보았다. 푸틴은 스탈린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다. 물론 계산된 행동이었겠지만 푸틴의 한랜드 임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의 유라시아 구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때 푸틴이 말했다.

“나는 이제 러시아를 포함해서 중국, 대한민국, 일본까지 하나의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푸틴이 빙그레 웃었다.

“그렇게 되면 칭기즈칸도 이루지 못한 대제국이 형성될 거요, 서 대통령.”

“기발한 착상이십니다, 각하.”

“당신은 진작부터 구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제3 제국 운동이 그 시작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운동은 지금도 계속되는 중이고.”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압력을 넣을 것 같습니다. 이미 정부가 배후에서 조종하는 10여 개 단체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역사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SNS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한반도 3국’ 역사가 중국 대륙을 뒤덮자 중국은 정부 차원의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푸틴이 들고 있던 보드카를 한 모금 삼키고는 웃었다.

“이제 정부가 압력을 행사한다고 해서 민의(民意)가 돌아서지 않는다는 것을 중국 정부도 실감하게 될 거요.”

“그렇습니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유라시아권’ 구상을 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한테 제의해보시오. 내가 적극 지원할 테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러시아, 대한민국, 중국, 일본까지 포함한 대제국이 탄생할 가능성이 가장 커지지 않았습니까?”

“과연 그렇습니다.”

“이 주역이 대한민국이오.”

“러시아가 만들어 주셨지요.”

“천만의 말씀이오.”

쓴웃음을 지은 푸틴이 머리를 저었다.

“난 내 분수를 아는 인간이오. 역설적이지만 그것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기도 합니다.”

정색한 푸틴이 말을 이었다.

“유라시아 제국은 연방 형태로 구성되는 것이 낫겠지요?”

“당연하지요.”

“그렇게 되면 유럽의 나토는 유라시아의 10분의 1도 안 됩니다.”

푸틴의 두 눈이 번들거렸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오, 서 대통령.”

이것은 대한민국이 한랜드로 뻗어 나갈 때부터 국민의 꿈이었다. 공상이었다. 그러나 꿈은 꿈을 꾸는 자에게만 이루어진다. 지금 그것이 차츰 현실화되는 중이다. 서동수가 푸틴을 보았다.

“블라디미로비치 각하께서 초대 연방 대통령을 맡으시지요.”

푸틴이 숨만 들이켰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차기는 우리 김동일을 시켜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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