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산업

첨단IT기술+의료기술 만나
헬스케어 패러다임 大전환

딥러닝 통해 질병 진단하고
유전체 절단해 난치병 극복
AI헬스시장 4년뒤 66억달러


바이오 헬스 산업은 현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 ‘4차 산업혁명’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분야다. 산업연구원(KIET)도 최근 보고서에서 기초적 접근단계에 있는 다른 산업 분야보다 바이오 헬스는 가까운 미래에 기술을 활발하게 적용하면서 정밀의료, 스마트 의료 등의 이행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4차 산업혁명을 정의하면서 주요한 요소로 밝힌 ‘업종 간 융합’은 이미 바이오 헬스 분야에서 활발하다. WEF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디지털·물리학·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술이 융합되는, 인류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정보기술(IT)과 의학기술의 결합으로 활발해지고 있는 스마트 헬스 케어, 인공지능(AI) 진단, 맞춤형 관리, 가사 로봇, 신약 개발, 유전자가위 등이 대표적이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산업이 융·복합되면서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정밀의학과 맞춤 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할수록 첨단바이오의약품 영역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헬스 케어 패러다임 변화 = 첨단기술의 융합은 건강관리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 기존의 산업 중심이 시스템 중심으로 펼쳐졌다면, 앞으로는 개인의 일상생활과 모바일로 압축된다. 대중의 관심과 경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사회 혁신의 중심은 10여 년 전 시스템·전략·기획 등에서 최근 SNS·태블릿(Tablet)·캠핑 등 개인 생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혁신의 변화는 최근 헬스 케어 시장에서의 개인형, 맞춤형 서비스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한다.

바이오 헬스 산업은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유전공학 기술의 발전 등으로 경험기반·범용에서 데이터 기반·맞춤형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이를테면 기존에는 의료인 개인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온 반면, 앞으로는 개인의 진료기록은 물론 라이프 로그 등이 데이터로 축적되면서 이를 토대로 통계 분석적으로 관리된다. 라이프 로그란 심박 수, 혈압, 혈당, 운동량, 수면 시간 등 일상생활에서 측정되는 생체정보를 의미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전체 정보 분석기술이 현실화하면서, 질병과 관련 있는 유전자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치료(Cure) 중심에서 개인화된 헬스 케어·예방(Care·Prevention)으로의 전환을 가속화 한다. 과학기술자들이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성하면서 유전 정보로부터 개인의 질병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탐색하거나 개인에게 적합한 의학적 처방을 모색하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의 보급,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활발하게 보급되면서 헬스 케어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병원 밖에서 환자 스스로가 건강을 관리하고 상태를 지켜보는 서비스도 확산 중이다. 개인별 특성에 맞춰지다 보니 치료 효과는 물론 관리도 정교해지는 것이다.

◇활발한 바이오헬스 산업 =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AI 헬스 케어 시장 규모는 2015년 8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6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보험사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애플은 아이폰, 애플워치 사용자의 운동량과 활동량 등을 측정한 데이터 통합 건강관리플랫폼인 ‘Health kit’를 출시했다. IBM은 인공지능 ‘왓슨’을 전 세계 50여 개 주요 병원에서 진단보조로 활용하고 있다. IBM은 헬스 케어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생명보험사 ‘Cigna’는 개인 건강정보를 측정해 건강군, 건강 위험군, 만성 질환군, 급성 질환군 등으로 계층을 구분하고, 개인별 건강·질환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Noom’이라는 체중관리서비스가 출시됐다. 개인 활동량, 체중, 식단 등 건강정보를 측정해 입력하고, 전문가 상담이 결합된 체중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개인 맞춤 신약 개발도 예상된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국내도 정밀의료사업단이 꾸려져 한국인 유전자에 맞는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줄기세포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 세포치료제, 다양한 기술과 바이오가 융합된 3D 프린팅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유전체에서 원하는 부위의 유전자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인 ‘유전자 가위’의 발전도 주목받고 있다. 기술을 활용해 안구질환, 암, 혈구성 빈혈, 근위축증 등 난치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의료기기 개발도 활발하다. 이른바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4P’(Participatory·참여, Predictive·예측, Preventive·예방, Personalized·개인화) 중심의 신개념 의료기기다. 삼성메디슨은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유방암 등 관련 질병의 악성 여부를 알려주는 진단 시스템을, 바텍은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기도 위치를 알려주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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