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리 前 국방장관 주장
“北에는 당근·채찍 모두 써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원하지 않을 경우 철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정책에 미국 정치권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한·미 간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페리 전 장관은 13일 미국 워싱턴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구축 방안에 관한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현 정부(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원하는지 아닌지 모호하지만 반대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미국은 미련 없이 사드를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는 이유는 앞서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원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교란용 미사일을 사용할 경우 사드가 방어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리 전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1일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가 “한국이 사드를 원치 않는다면 예산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고 한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핵 해법과 관련해 “미국, 한국, 일본은 대북 경제지원 등 협상을 위한 ‘당근’은 많이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당근’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협력하에 당근과 채찍을 포함한 실현 가능한 외교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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