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야에서는 오는 29∼30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문재인 대통령과 보수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회담인 만큼 ‘케미스트리(chemistry·궁합)’가 맞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가 한·미 간 불협화음을 야기하는 폭발적 뇌관이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일단 백악관은 13일 성명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철통(ironclad)’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한·미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백악관은 “경제·국제 현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면서 양국 간 우의를 깊게 할 예정이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법도 조율할 것”이라면서 의제를 나열했다.
하지만 워싱턴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의 난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방한한 토머스 섀넌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김포공항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논의할 것이 많고, 대화를 고대한다”고 답한 것이 이런 상반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 정상이 문재인 정부가 최근 정식 환경영향평가 실시를 결정한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워싱턴의 대체적 분위기다. 실제로 미국 주요 언론들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앞다퉈 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한국의 방위 실책’ 사설에서 “국가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환경영향평가는 면제되거나 생략돼야 한다”면서 워싱턴의 보수적 시각을 반영한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미국을 찾는 문 대통령의 미묘한 입장을 존중하고 사드 배치를 너무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