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자사고 폐지 정책 맞물려 학교 줄세우기 정책 전면 개혁 내신·수능절대평가 전환 전단계
“학교선택권·수월성 교육 포기”
지난 2008년 표집 평가에서 전수 평가로 전환됐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방식이 다시 표집 평가로 환원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고교 서열화 폐지를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발언으로 촉발된 외국어고(외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정책과 맞물려 학교와 학생 ‘줄 세우기’ 정책들에 대한 전면 개혁에 돌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외고·자사고 폐지 등은 다양한 재능을 가진 우수 인재에 대한 교육 정책과 4차 산업혁명에 맞는 다양한 인재 육성 방법, 차별화된 교육 기회 부여를 차단한다는 반대 여론도 많아 향후 뜨거운 논쟁이 예상된다.
1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 전환은 2008년 이후 뜨거운 논쟁이 계속돼 왔던 문제다. 전교조 등 일부 단체들은 과도한 일제고사 준비로 학교와 학생들 사이에서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전수 평가를 표집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
국정기획위의 이번 결정은 장기적으로 대학 입시와 고교 교육을 내신 위주의 평가로 전환하려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외고·자사고 폐지와 일제고사 평가 방식 전환은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공약을 통해 2021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고교 내신 및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결국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중장기적으로 학생부 위주의 평가로 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교육단체들의 반발이 심하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우수 인재에 대한 교육 정책과 4차 산업혁명에 맞는 다양한 인재 육성 방법, 차별화된 교육 기회 부여를 차단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우선 다양한 교육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다양한 인재 양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고교 2학년인 장모(17) 군도 “이들 특목고가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에 가려고 하는 아이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확실히 일반고와 교과 과정이 다른 부분도 있기 때문에 폐지가 아니라 당초의 설립 목적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고·자사고 폐지로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도 반론이 많다. 오세목(서울 중동고 교장) 서울 자사고교장협의회장은 “서울의 경우 지역마다 거점 자사고가 있어 오히려 학군 쏠림 현상을 막는 장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만일 이들 거점 자사고가 모두 문을 닫게 되면 소위 ‘강남’으로만 우수한 아이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