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문재인 대통령의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 폐지’ 공약 이행에 앞장서며 그 일정을 구체화했다. 이 교육감은 13일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교를 계층화·서열화하는 외고·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재지정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5년마다 재지정 평가가 시행되는 경기도교육청 관할 외고 8개와 자사고 2개 중에 안산동산고는 2019년에, 나머지는 2020년까지 일반고화한다는 것이다.
전국에 현재 각각 31개·46개인 외고·자사고는 4개인 국제고와 함께 ‘평준화〓평둔화(平鈍化)’ 폐해를 부분적으로나마 보완해왔다. 더 육성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도 이를 없애는 것은 수월성 교육을 말살(抹殺)하는 시대착오다. 그것이 고교 교육 정상화의 길이라는 주장부터 궤변이다. 일반고는 일반고대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정상이다. 수월성 고교를 일반고로 바꾼다고 해서 다른 일반고가 달라질 리도 없다. 학업 성취도가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을 입학시켜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공부하게 하는 것이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을 더 키우기도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 교육감이 외고와 자사고 전체에 대해 ‘기준 미달 점수’를 ‘묻지 마’식으로 부여해 재지정을 하지 않겠다고 예고한 것도 반(反)교육의 황당한 발상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부당한 편법과 억지도 서슴지 않겠다고 공언한 셈이기 때문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특목고 폐지 공약 등을 14일 재확인했으나, 그럴 일이 아니다. 잘못된 공약임을 인정하고 폐기해야 마땅하다. 학업 경쟁도, 그 결과에 따른 서열화도 죄악시하며 교육 역(逆)주행을 고집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