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와 단교 선언 사우디
‘알자지라 통제’ 요구하기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알자지라 방송의 사우디 지국을 폐쇄하고 방송 허가를 취소한다.”

지난 5일 중동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가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이집트와 함께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뒤 발표한 내용 중 일부다. 사우디는 또 카타르 단교 사태를 중재하러 온 쿠웨이트 측에 전달한 10대 요구안에도 ‘알자지라 방송에 대한 통제’를 포함시켰다. 걸프국가가 밝힌 단교의 명목은 카타르가 테러단체를 암암리에 지원하고 걸프국가들의 대(對)이란 적대정책에서 이탈했다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듯 ‘자유’라는 무기를 들고 중동국가의 목에 칼을 겨눠온 카타르 정부 소유의 ‘알자지라 방송’이 있다는 분석도 많다.

알자지라 방송은 카타르의 왕세자 하마드 빈 칼리파가 설립하고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민간 상업 위성방송업체다. 이 방송사는 1996년 영국 BBC방송이 사우디 정부와 공동 소유하고 있던 ‘BBC아랍’이 사우디의 검열을 둘러싼 갈등 끝에 문을 닫으면서 생겼다. 이때 BBC 근무 경험이 있던 사우디의 아랍방송국 출신 직원들이 대거 알자지라로 영입됐으며, 당시 사우디 정부의 검열에 저항한 방송인들도 알자지라로 일자리를 옮겼다. 이같이 뛰어난 인력이 영입된 알자지라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오사마 빈 라덴과의 건재함을 알리는 단독 인터뷰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참상을 유일하게 현장에서 취재해 CNN과 BBC 등 세계적 방송사들에 영상을 송출해주며 역량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알자지라가 명성을 얻은 이유는 권력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상에 엄격한 비판의 칼을 들이대면서부터다. 2002년 알자지라가 요르단 왕실을 비판하자 요르단 정부는 알자지라 암만 지국의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2004년 이라크 전쟁 당시 알자지라가 이라크 저항세력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내보내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바그다드 지국을 폭격, 폐쇄했다. 알자지라는 소유주인 카타르와 형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을 칼을 겨눴는데, 2005년 이란 경찰이 아랍계 소수민족의 시위를 무력 진압한 사실을 보도하자 이란 정부는 알자지라 테헤란 지국을 폐쇄했다. 지난 2014년에도 사우디·바레인·UAE는 알자지라가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같은 저항조직의 창구 역할을 하면서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며 카타르 주재 자국 대사를 모두 소환한 바 있다.

이처럼 알자지라는 탄압에 굴복하지 않는 저항적 보도방식을 견지하며 ‘중동의 CNN’으로 불렸으며, 자유를 상징할 만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보도에 대한 통제를 일상화하려는 중동국가에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카타르 단교 사태도 카타르가 알자지라를 매각하거나 일부 국가의 지국을 폐쇄하는 방향의 중재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제적·사회적 고립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카타르가 ‘중동의 자유’를 지켜낼지 세계의 눈이 알자지라를 향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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