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증가 등 ‘풍선효과’
강북과 교육 격차 확대 우려
집값 급등 가능성도 높아져


경기도교육청을 시작으로 외국어고(외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폐지가 본격 추진되면서 수월성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과학고’ 또는 우수 일반고가 밀집돼 있는 서울 ‘강남 8학군’으로 대거 몰리는 ‘풍선 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남 8학군 지원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날 수 있고, 이에 따라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세목(서울 중동고 교장) 서울 자사고교장협의회장은 16일 “서울·경기 등 일부 지역의 외고·자사고가 폐지되면, 폐지되지 않는 대구 지역 등의 외고·자사고 입시에 우수 학생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더 좁아진 입시 관문을 통과해야 해 결과적으로 중학교 상위권 학생들의 입시 부담은 늘어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다 외고·자사고까지 폐지되면 강남 8학군 인기는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강남으로 위장전입이 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자사고가 폐지되면 이과계열의 수월성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과학고·영재학교로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인원 등을 기초로 분석한 결과, 현재 한 해 평균 전국 자사고 입학생 1만6000명가량 가운데 이과 성향 학생은 60~70% 정도로 파악된다.

전국 과학고·영재학교의 한 해 평균 입학생은 2400명 정도다. 60만 명가량의 전국 중3 학생 중 이과 계열 수월성 교육을 원하는 학생 전원이 과학고 입시에 몰리면 경쟁률 폭등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지난해 과학고 경쟁률은 3.59 대 1이었다.

외고가 폐지되면 문과계열의 수월성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외고가 폐지되지 않는 지역으로 대거 옮기거나 명문학군의 일반고 진학으로 입시 전략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외고가 없는 경우에는 주소와 관계없이 타 시·도 외고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역에 외고가 없는 광주의 경우 학생들이 타 시·도의 외고로 지원할 수 있다.

외국으로 유학을 결정하거나 외국인학교 및 국제학교 진학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학생들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외국인학교, 국제학교 부정 입학 발생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우려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을 개정해 특목고 중 외고·자사고 존립 근거를 없애면 학생들이 수월성 교육을 위해 타 시·도의 외고·자사고에 지원하는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정책에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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