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더 지났다. 정권 인수 기간 없이 출범한 새 정부는 통상적으로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우방과 국제기구를 대표하는 인사들과 만나고 취임식을 계기로 국외 사절을 맞음으로써 국제 관계에 있어 새로운 5년을 준비하는 기회가 없었다. 그런 만큼 새 정부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유럽연합(EU)에 특사를 파견했고, 인도와 호주 특사도 계획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준비 중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아프리카 특사 파견이다.
먼저, 아프리카는 국제정치에서 비중이 크다. 아프리카에는 193개 유엔 회원국 중 4분의 1이 넘는 54개국이 있다. 이들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지지 기반으로서 중요성이 현저하다.
둘째, 아프리카의 경제적 잠재력은 막대하다. 면적으로 보아 아프리카는 세계 육지의 20%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륙이다. 인구 감소의 길목에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아프리카는 인구가 가장 빨리 느는 대륙이고, 2040년까지는 세계 젊은 노동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게 된다. 그만큼 생산 기지와 소비 시장으로서 중요성이 크다. 201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의존도가 44%인 우리로서는 반드시 개척해야 할 시장이다. 아프리카가 최근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특히 아프리카 성장의 중심이 자원 부국에서 개발 정책과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선정(善政) 국가로 옮아가는 것도 아프리카의 장래에 희망을 걸게 되는 이유다.
셋째, 아프리카는 우리의 중견국 외교 무대로서 중요성이 크다. 한때 유럽 강대국들의 식민지 개척의 대상이었고, 냉전 시대에는 미국과 소련 간 이념전쟁의 각축장이었던 아프리카에는 현재 중국이 적극적으로 경제 진출을 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연합을 결성해 경제 발전을 중점 목표로 내부 협력과 통합을 진전시키고 있어 특정 외부 세력이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
2015년 한국의 GDP는 약 1조4000억 달러이나 사하라 이남 48개국의 GDP는 한국의 1.2배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된 대륙이다. 그만큼 아프리카는 잠재력을 활용해 할 일이 많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관계 강화 노력이 가장 효과를 잘 발휘할 수 있는 대륙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한국은 유럽 등과는 달리 아프리카에 역사적 부담이 없다. 오히려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6·25전쟁 당시 우리를 도와주었다. 특히, 한국이 196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GNP)이 아프리카 서부의 가나와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일원으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국가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인들이 선망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라는 점도 우리의 강점이다.
우리의 대(對)아프리카 외교는 유엔에서 북한과 체제 대결 시기로 시작해 냉전 종식 이후 일시적 냉각기를 거쳤다. 그러다가 2006년 노무현 정부의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의 이니셔티브’를 계기로 국제 개발 지원의 본격화, 한·아프리카 포럼 등 정부 간 정례 협의체의 출범, 우리 정상(頂上)의 아프리카 방문 정례화 등으로 체계화했다. 그리고 이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정권의 변화와 무관하게 추진되고 있다.
범(汎)아프리카 기구인 아프리카연합에 대한 새 정부의 특사 파견은 ‘떠오르는 대륙’ 아프리카와 관계 발전 의지를 밝히고 이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새로운 상생 협력을 향한 동반자 관계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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