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부 신설 관련 이메일에
‘관방 부장관이 수정 요청’ 담겨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의 ‘사학 스캔들’에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당초 내각부와 문부과학성 실무진 등으로 거론됐던 이번 의혹의 진원지가 아베 총리의 보좌관과 특보를 넘어 권력의 중심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국이다.
16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지인이 운영하는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특혜 정황이 담긴 문부성 내부 문건에 대해 문부성은 전날 2차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문건에는 하기우다 부장관이 특혜 조치에 관여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하기우다 부장관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하나로 그가 가케학원에 유리하게 수의학부 신설 조건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이날 문부성이 새로 공개한 문건은 지난해 11월 1일 내각부에서 문부성 담당자에게 보낸 이메일과 첨부문서였다. 수의학부 신설 여부를 심의하던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가 같은 달 수의학부 신설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자문회의에 제출할 문부성 자료를 검토한 내각부는 문부성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의사 계열 양성 대학 등이 없는 지역에 있어서 수의학부 신설을 가능하게 한다”는 내용에 ‘광역적’이란 문구를 더하고 ‘∼에 있어서’란 표현을 ‘∼ 한해’로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또 이메일에는 “(문구 변경) 지시는 내각부 심의관이 말하길, 총리관저의 하기우다 부장관으로부터 (요청이) 있던 모양이다”고 적혀 있었다. 결국 자문회의는 같은 달 9일 ‘(수의학부가) 광역적으로 존재하지 않은 지역에 한해 신설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규제 완화를 결정했다. 또 이런 결정에 따라 수의학부 신설을 희망하던 다른 대학은 신설 신청을 단념했으며 가케학원이 지난 1월 수의학부 신설 사업자로 인정됐다. 그러나 하기우다 부장관은 “수정 지시를 내린 일이 없고, 문부성이 공개한 이메일의 내용은 사실에 반하는 것”이라며 “위화감이 느껴진다”고 반박했다.
앞서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성 사무차관은 지난해 8∼10월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 총리보좌관과 기소 이사오(木曾功) 당시 내각관방참여(특보)로부터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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