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집트 그리고 지중해로 둘러싸여 있는 가자지구. 인구는 약 200만 명, 면적은 한국 중소 도시 절반도 안 되는 362㎢이다. 지난 15일로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 10주년이 됐다. 2007년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파타(Fatah)를 무력으로 몰아내고 실질적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은 민족주의 세력인 파타와 이슬람주의 세력인 하마스로 나뉘어 각각 요르단 강 서안지구(WestBank)와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협상하고 있는 파타를 기회주의라 공격하며, ‘2008∼2009년 가자 전쟁’과 ‘2014년 이스라엘-가자 분쟁’ 등의 무장투쟁을 통해 선명성을 과시해 왔다. 이곳 주민들이 하마스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의 각종 선거 결과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최근 가자지구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길거리는 멍하니 앉아 있는 젊은이로 가득하다. 하마스 직업 전사 이외엔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 사업을 하려 해도, 이를 경멸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 하루 3∼4시간만 공급될 정도로 전기 사정도 원활하지 못하다.
하마스는 어려움을 봉쇄 탓으로 돌리며 연대와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봉쇄를 돌파할 묘수는 없어 보인다. 이웃 이집트와의 관계는 매우 험악하다. 이집트 정부는 하마스를 이집트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의 자매 조직이자, ‘2011∼2013년 시나이 봉기’ 지원·가담 세력으로 간주, 가자지구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땅굴을 파서 밀수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한계가 분명하다. 자금도 문제다. 시리아와 카타르가 도와줬는데, 시리아는 국내 내전으로, 그리고 카타르는 최근 수니파 아랍국가들의 단교 조치로 인해 계속 돕는 것이 어렵다.
하마스가 믿고 있는 것은 유럽 좌파다. 약자 동정론으로 지원을 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최근 유럽에 불어닥친 반(反)이슬람 정서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결국 이스라엘과의 공존을 전제로 한 ‘2개의 국가론’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다. ‘빵 없는 이념’은 지속 가능성이 작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스라엘을 인정할 수 없고, 대화도 평화도 없다는 ‘3No 원칙’이다. 이를 부정할 경우 자칫 하마스 정체성 자체를 부인하는 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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