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자신이 근무하는 관공서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고스톱을 친 구청 간부 공무원이 암행 감찰에 덜미가 잡혔다.
20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시쯤 인천 서구 심곡동의 한 음식점에서 과장급 공무원 A(54·5급) 씨가 팀장(6급) 2명과 ‘고스톱’을 치다 행정자치부 비노출감찰(암행감찰)팀에 적발됐다. 행자부 암행감찰팀은 제보를 받아 현장을 급습해 A 씨 등 공무원 3명의 신병을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이들을 즉결심판에 회부했다.
당시 이들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은 채 음식점 업주와 함께 도박을 계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음식점은 구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고 평소 구청 직원들도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이들이 고스톱을 친 시간은 최근 계속되는 고온과 가뭄으로 동료 공무원들이 거리에서 말라 죽어가는 가로수에 물주기(관수작업)를 하던 시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등은 구청 자체 조사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이 남아 100원짜리 동전으로 고스톱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자부 감찰팀은 이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와 상습 도박 여부 등을 조사한 뒤 구에 감사 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서구는 감사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이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도박판을 벌이다 적발됐기 때문에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성실근무 및 품위 의무 위반으로 처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구는 지난달부터 산불진화방제차량과 급수차 등을 동원해 가로수와 녹지대에 비상급수를 하고 있다. 서구는 지난 1월 행자부가 주관한 ‘제10회 중앙-지방감사포럼’의 ‘자율적 내부 통제’ 부문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으나 이번 도박판 적발로 오명을 안게 됐다. 자율적 내부 통제는 공무원의 업무 태만이나 부정 비리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시스템과 제도를 점검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