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경남 양산경찰서에서 ‘밧줄 절단’ 사건 피해자 유족들을 위해 조의금을 모금한 양산지역 온라인 카페 운영진이 전달에 앞서 명부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일 오전 경남 양산경찰서에서 ‘밧줄 절단’ 사건 피해자 유족들을 위해 조의금을 모금한 양산지역 온라인 카페 운영진이 전달에 앞서 명부 등을 들어 보이고 있다.
‘양산 밧줄절단’ 사건 유족돕기모임… 후원금 전달 뒷얘기

경남 양산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단체들이 밧줄 절단 추락사 피해자의 유가족을 돕기 위해 나서 6일 만에 1억3000만 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모금운동의 주역들은 “큰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지역사회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밀려드는 후원에 우리가 더 감동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양산지역 주민들이 동네 이야기를 나누는 네이버 카페 ‘웅상이야기’와 ‘러브양산맘’은 20일 양산경찰서에서 추락사 한 A(46) 씨의 부인과 장인을 만나 유족임을 확인한 뒤 인근 은행으로 함께 이동해 지난 14일부터 공동으로 ‘조의금’ 명목으로 2450여 명으로부터 모은 성금 1억2880만여 원(19일 오후 5시 현재) 전액을 유족 계좌로 송금했다. 페이스북 ‘양산사람들’도 240여만 원을 전달했다. 단체들은 모금 과정에서 전달받은 “희망을 갖고 잘 버텨내셨으면 합니다” “저도 애들이 4명인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참여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먹먹하네요” “아이들 보며 힘내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등의 응원문자 메시지와 조의금 명부도 복사해 함께 전달했다.

성금과 응원메시지를 받아든 A 씨의 아내는 어린 딸을 안고 계속 눈물을 훔쳤다. 장인은 딸을 대신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이렇게 양산이, 우리나라가 따뜻한지 몰랐다”며 카페 운영진에게 절을 했다.

카페 단체별 모금액은 ‘웅상이야기’가 1억800여 만 원, ‘러브양산맘’이 2018여 만 원이다. 이들 단체는 성금을 전액 송금한 뒤 계좌를 폐쇄했다.

A 씨는 지난 8일 양산시 덕계동 아파트 12층에서 작업의자에 앉아 창틀 실리콘 보강 작업을 하던 중 입주민 B(41) 씨가 매달린 줄을 커터 칼로 잘라 추락해 숨졌다. A 씨의 안타까운 사건은 지난 12일 B 씨가 검거되면서 알려졌으며 A 씨가 고교생부터 27개월 유아까지 5남매와 아내, 칠순 노모 등 7명의 가장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유족 돕기운동이 펼쳐졌다.

모금을 주도한 ‘웅상이야기’ 운영스텝 진재원(38·회사원) 씨는 “성금이 너무 많이 모여 두려웠고, 투명성 문의도 많아 매일 모금액을 카페에 올리는 등 신경을 써야 해 힘이 들었다”며 “하지만 유족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 씨는 “유족분들이 남편이나 아빠가 남긴 돈으로 생각하고 건강하고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았으면 하는 게 성금을 보내주신 분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러브양산맘’ 매니저 박선희(여·46) 씨도 “모금운동을 하는 내내 큰 관심에 놀랐고 따뜻한 마음에 제가 더 감동을 받았다”며 “이런 따뜻한 마음을 아시고 유족분들이 착한 다섯 아이와 함께 힘을 내 일어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단체 외에도 양산시복지재단과 천호식품 등이 유족돕기에 나서는 등 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

양산=글·사진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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