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협력’ 강조한 메르켈도
“유럽 운명 우리 손에 달렸다”
미국의 고립주의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영향으로 대서양 동맹이 약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서방국가 간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친 EU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은 슈퍼마켓이 아닌 운명 공동체”라며 독일과의 협력 강화를 천명했고, 메르켈 총리는 “강한 유럽 경제가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며 대서양 동맹의 균열 봉합에 나섰다.
21일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후 처음으로 가진 가디언과 르 피가로 등 8개 매체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파리와 베를린의 협력관계가 회복된 새 시대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U를 통해)유럽의 르네상스를 이끌길 원한다”며 “지금 세계가 당면한 최대 위기는 서방 민주주의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금 세계를 보면 무엇이 보이느냐”며 “자유를 제한하는 민주주의, 극단주의가 부상하고 있고, 민주주의에 의문을 품고 있는 권위주의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메르켈 총리도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마셜 플랜 70돌 기념식에 참석, 대서양 국가 간 상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메르켈 총리는 조지 마셜 전 미국 국무장관이 2차세계대전 후 서유럽 16개 국가에 당시 금액으로 12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해 원조 지원에 나섰던 것을 인용하면서, “마셜 플랜은 양측 모두가 이기는(win-win) 상황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미국의 경제 원조 속에 번영과 안정을 구했다”면서 “그것은 유럽만을 위한 이타적인 성격의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이해에도 부합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독일의 무역흑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방위비 분담금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는 혁신을 지체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특히 고립주의에 의존하는 쪽에 불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상황에 대해 “우리 유럽의 운명은 어느 정도 우리 손에 달렸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언급은 외교와 안보, 교역 정책 전반에서 EU의 미국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