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웜비어 사망에 애도”
므누신 “무역 불균형 완화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전화 통화로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경제 수장은 대북정책 공조에 대해 공감했으나 방법에 대해선 미묘한 온도 차를 나타냈다.

22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7시부터 20여 분간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 및 경제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통화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경제 수장들이 처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오는 29∼30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돼 관심이 쏠렸다.

이날 통화에서 므누신 장관은 김 부총리 취임에 축하 인사를 전했고, 김 부총리는 감사의 뜻과 함께 최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어 김 부총리는 양국 정부가 저성장 극복과 일자리 창출을 공통된 목표로 하는 만큼 상호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므누신 장관은 김 부총리의 제안에 적극 공감하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대북정책 공조와 관련, 김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 역시 “북한 문제에 대해 한국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미국의 대북 경제·금융 제재에 대한 적극적 협력을 당부했다.

다만 미묘한 입장 차가 감지됐다. 김 부총리는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무게를 둔 반면, 므누신 장관은 미국이 취할 대북 독자 제재에 대한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총리는 미국 측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기류를 의식한 듯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양국 경제 수장은 통상 등 양국 간 현안도 필요 시 수시로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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