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금리속 6년새 2배로 늘어
가계부채 보다 200兆 많아
대출금리 1.5%P 오르면
‘高위험’ 6만 가구 늘어나
분양 등 ‘사업자 보증’ 급증
보증기관 리스크 부담 커져
집값급락 땐 금융위기 뇌관
부동산 경기 변화에 민감한 ‘부동산 금융’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64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 1400조 원보다 200조 원 이상 많은 셈이다.
또 부채 상환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의 경우 대출금리가 1.5%포인트 상승하면 가구 수는 6만 가구, 금융부채 규모는 14조6000억 원 더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과 연계된 금융기관의 대출, 관련 보증 및 투자상품 등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지난 2010년 말 878조 원에서 2013년 말 1083조 원으로 1000조 원을 돌파한 뒤 2014년 말 1201조 원, 2015년 말 1446조 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1년 동안 무려 198조 원이나 불어났다. 2014년 이후 저금리 기조 유지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끊임없이 흘러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이는 집값 급락 등 향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부동산금융의 리스크(위험)가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은이 부동산 관련 금융 규모를 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1644조 원)는 가계(주택담보대출 등) 904조 원(비중 55.0%), 건설업 및 부동산 관련 기업 578조 원(35.1%), 금융투자자(부동산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162조 원(9.8%)으로 구성됐다.
부동산금융 리스크를 최종 부담하는 주체별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56.2%·924조 원),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보증기관(32.5%·534조 원), 금융투자자(11.3%·185조 원) 순이었다. 특히 리스크 부담 주체로서 보증기관의 비중은 2010년 말 15.2%에서 지난해 말 32.5%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2014년부터 공적 기관의 부동산 보증 관련 익스포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부동산 대출 관련 신용 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이들 기관이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고위험가구(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DSR)이 40% 이상,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 비율(DTA)이 100% 초과한 가구)는 지난해 기준 31만5000가구(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2.9%)로, 62조 원(총금융부채의 7.0%)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고위험가구에 대출 금리를 일시적으로 0.5%포인트, 1.0%포인트, 1.5%포인트 올렸을 경우 가구 수는 각각 8000가구, 2만5000가구, 6만 가구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이 경우 고위험가구의 금융부채 규모는 각각 4조7000억 원, 9조2000억 원, 14조6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고위험가구 수 및 부채가 비교적 크게 늘어나면서 가계부채의 취약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편 시장금리가 1.5%포인트 오를 경우 보험사의 채권평가 손실이 최대 28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자본 확충 여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충남·황혜진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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