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아열대화 현상 사례”
대구에 이어 홍성에서도 가정집 마당에 심은 바나나 나무에 열매(사진)가 열렸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한반도 아열대화 현상의 한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충남 홍성군에 따르면 갈산면 신기마을 강순열(87) 할머니 집 마당 바나나 나무에서 20여 일 전 녹색 빛깔을 띤 바나나 열매가 맺혔다. 이 바나나 나무는 지난해 가을 강 할머니가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묘목을 사들여 집 마당에 심은 것으로 현재 3m 크기로 자란 상태다. 강 할머니는 “지난겨울에 나무가 얼어 죽을까 봐 외지에 사는 아들이 보온재로 나무를 감싸주고, 가끔 비료를 줬는데 열매가 열려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달 초 대구 동구 효목2동 김덕규(44) 씨 집 앞마당에 심은 바나나 나무에서도 열매가 열렸다. 김 씨는 4년 전 바나나 나무를 심었다. 그는 “지난해에는 9월에 꽃이 피었으나 시들었고 올해는 6월에 꽃이 피면서 바나나 7송이가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바나나 줄기와 잎을 모두 잘라 그대로 덮어놓은 뒤 뿌리만 남긴 상태에서 비닐 1장을 덮었을 뿐 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업 전문가들은 겨울철 보온조치를 한 노지 바나나가 열매를 맺는 현상은 수년 전부터 목격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세종 경북도농업기술원 작물육종과장은 “가정집에서 열매가 달리는 바나나 나무는 겨울철 온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양지바른 곳에 심어두거나 보온조치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김창희 · 대구=박천학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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