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도시락을 사 들고 가게를 나서고 있다. 최저 시급을 1만 원까지 인상하는 것을 놓고 편의점업계는 인건비 상승 때문에, 식당들은 음식값 인상으로 편의점에 고객을 빼앗길까 고민하고 있다.
2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도시락을 사 들고 가게를 나서고 있다. 최저 시급을 1만 원까지 인상하는 것을 놓고 편의점업계는 인건비 상승 때문에, 식당들은 음식값 인상으로 편의점에 고객을 빼앗길까 고민하고 있다.
자영업·중소기업인 53.2%
“시급 1만원땐 고용축소·중단”
시급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4860원 5명 → 5580원 4.3명
단기 구직자들도 불안감 커져


보험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모(63) 씨는 최근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부업으로 운영해온 고깃집을 정리했다. 가게는 매일 테이블이 찰 정도였지만, 매년 오르는 식당 직원들의 임금과 임대료 때문에 실제 수익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식당을 계속하고 싶어도 인건비가 너무 비싸 접었다”며 “정부에선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올린다고 하던데 그렇게 된다면 보험사 사무실 인원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하며 서울 성북구에서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는 강모(28) 씨는 “당장 PC방 사장님도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사람 줄이고 직접 가게 보는 시간을 늘릴 거라고 한다”며 “더 힘든 아르바이트를 찾아서 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러면서 취업 준비를 병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최저 시급 1만 원’을 놓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 단기 구직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상당수는 최저 시급이 오를 경우 인원 감축을 고려하는 상황이어서 임금 상승이 일자리를 대폭 줄이고 다른 물가를 상승시키는 등 서민들의 삶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1일 발표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에 대한 사장님 의견’에 따르면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점진적으로 줄인다’는 대답이 27.2%로 가장 많았다. ‘아르바이트생의 고용을 멈추고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란 응답도 26% 나왔다. 고용을 줄이겠다는 대답이 전체의 절반을 넘긴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최저 시급이 오를수록 고용 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업계는 최저 시급이 4860원이었던 2013년에 점포당 5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지만, 최저 시급이 5580원이었던 2015년엔 4.3명으로 아르바이트생을 줄였다.

음식점들은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음식값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값싼 편의점 도시락에 고객을 빼앗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지난해까진 최저 시급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었는데,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식 시장이 커지며 올해는 최저 시급(6470원)보다 낮은 6100원에 형성됐다”며 “재료비, 가게 임대료 등 전체 물가도 임금 상승에 따라 동반 상승하는 만큼, 업주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박준우·최재규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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