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형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형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 ② 유정복 인천시장

남동산단 등 노후화로 인력난
혁신·고도화해 인재영입 절실

노인·여성 등 취약계층 대상
인천型 공공근로 4만개 확충

1兆대 항공정비 비용 유출막게
인천공항에 정비특화단지 조성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위해선
경제자유구역 규제도 풀어야


“일자리 많은 도시가 시민이 행복한 도시입니다.” 새 정부 들어 ‘일자리’가 화두다.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임기 마지막 1년 시정 운영에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유 시장은 지난 20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바이오·로봇·항공·정보기술(IT) 분야의 융복합 클러스터 구축과 전통 제조업의 고도화로 우수 인재를 영입한다는 4차 연도 추진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 줄 것을 주문했다. 남은 임기 동안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30개 스타트업 기업 육성과 국가산업단지인 부평·주안·남동공단을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사업에 1조5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 9만3000개의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유 시장은 지난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일자리는 단기간 내 늘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획일적인 일자리 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여건에 맞는 현실적인 일자리 정책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다음은 유 시장과의 일문일답.

―인천은 높은 고용률에도 청년 실업자가 많은데.

“인천시 청년 인구는 54만4000명으로 이 중 취업자 수는 23만6000명이다. 고용률만 보면 43.3%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8대 특별·광역시 평균 41.1%보다 높다. 하지만 구직활동을 기준으로 한 청년 실업률은 11.9%로 평균 9.9%보다 높다. 영세한 중소 제조업체가 전체 산업구조의 99.4%를 차지하고 있어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청년 구직자와 우수 인재를 찾기 위한 기업의 ‘미스매치’(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인천은 지난 10년간 14만 명 이상의 인구가 유입됐는데, 이 중 20∼30대의 경제활동인구가 절반(54.3%) 이상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낮은 임금의 임시근로자가 늘고 고용환경이 불안해 지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지.

“구직과 인력난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우선 청년과 여성, 노인 등 다양한 계층과 성별에 따른 맞춤형 일자리가 필요하다. 인천에서는 올해 노인과 여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복지와 일자리를 접목한 ‘인천형 공공일자리’ 4만 개를 만들 예정이다. 또 기업의 니즈(요구)도 충족할 인재도 길러내야 한다. 올해는 맞춤형 직업교육에 166억 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또 오는 9월 제물포 스마트타운에 문을 여는 ‘청년상상플랫폼’은 더 좋은 직장을 구하는 청년들의 정보 공유와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청사진’이란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고용노동부와 함께 ‘청년사회진출지원’ 사업, 줄여서 ‘청사진’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청년 일자리가 대한민국의 희망이자 미래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중앙정부와의 첫 협업이다. 청사진 사업은 구직 활동에 필요한 면접복장 대여와 교통비 등에 쓸 수 있도록 청년 구직자에게 월 20만 원씩 최대 3개월간 60만 원까지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취업 성공 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올해 약 7000명의 청년 구직자가 지원금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사업은 이미 대전 등 전국 10여 개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해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대통령께 직접 전한 의견은.

“인천은 1970∼1980년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한 도시다. 그 당시 견인차 역할을 한 국가산업단지 1호인 남동공단을 비롯해 부평과 주안 산단이 노후화돼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환경을 갖추고 우수한 청년 인재를 불러들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곳 산업단지에 혁신과 첨단 업종을 유치할 수 있도록 국가산업단지 고도화를 건의했다. 1만 개 이상이 입주해 있는 이들 국가산단의 고도화로 최소 13만 개의 일자리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정책이 같을 수는 없다고 보는데.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같은 고민이다. 하지만 지방마다 지리적 환경이 다르고 경제적 여건도 같을 수 없는데 무조건 돈 되는 사업이니 추진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방이 ‘현장’이라면 중앙은 ‘탁상’이다. 현장을 모르면 ‘탁상공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역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정한 획일적인 정책만을 따라오라며 보조금으로 생색내려 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가 그 지역의 여건에 맞는 일자리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정확히 판단해 뒷받침해줘야 한다.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된 국책사업 중 제대로 추진된 사업이 있는지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인천 여건에 맞는 일자리사업은 무엇인가.

“인천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공항이 있다. 하루에 뜨고 내리는 항공기만도 1000여 대가 넘는다. 하지만 국내 전문항공정비 시설과 기술력 부족으로 대다수 항공사가 해외에 정비를 위탁하고 있다. 이렇게 빠져나간 비용만도 한해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인천공항에 항공정비특화단지를 하루속히 조성해야 하는 이유다. 인천공항 4단계 사업에 이미 114만㎡에 달하는 항공정비 예정 부지가 확보된 상태다. 인천은 이미 지역대학과 연계한 ‘항공산업 산학융합지구’ 비전을 선포하고 추가경정예산에 115억 원의 예산도 반영했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자리인지도 중요할 것 같은데.

“지난해 말 통계를 보면 인천의 취업자 수는 1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3만4000명(2.3%) 늘었다. 문제는 임금수준이 낮고 고용이 불안한 임시직 근로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인천의 임시직 근로자 비율은 25.6%로 전국 평균인 19.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앞서 말한 고용률과 취업률이 동시에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8대 전략사업을 선정하고 로봇과 바이오, 뷰티, 항공 등 첨단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전략산업과 연계된 기업체 유치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외국인 투자의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국내 경제자유구역 1호인 송도국제도시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 이미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도시로 자부할 만하다. 지난해 이곳 경제자유구역에 신고 된 외국인 직접투자(FDI) 금액만 23억3700만 달러에 달한다. 투자액 규모로는 전국에서 서울 다음이다. 최근에는 유럽형 스트리트 몰이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 7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늘었다. 또 국내 지능형 로봇제조 업체인 유진로봇이 독일 밀레사의 투자를 받아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영종경제자유구역에 오픈해 1만 명 이상 일자리가 생겼다. 앞으로 이곳 영종도에만 대규모 복합리조트 2곳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또 세계 4위의 반도체 패키징 회사인 스태츠칩팩코리아가 공장을 증설하면서 신규 직원 300명을 추가 채용했다.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은 다른 지방과 달리 속된 말로 ‘잘나간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기업을 더 많이 끌어올 수 있도록 경제자유구역에 한해서는 수도권 규제도 풀어야 한다.”

유 시장은 마지막으로 “서울과 가장 인접한 공항과 항만을 갖고 있다는 인천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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