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롯데홀딩스 이사직 퇴임
그룹경영 손떼고 명예회장으로

신동빈 체제 주주 신임 ‘굳건’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
日지분 줄여 ‘왜색이미지’ 불식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남에 따라 ‘신격호 70년 체제’가 막을 내렸다.

신동빈(62) 회장을 중심으로 한 ‘원(one) 신동빈’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지주사 전환, 순환출자고리 해소, 호텔롯데 상장 등 쇄신작업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된 신 명예회장이 새 이사진에서 제외된 인사안을 의결했다. 지난 1948년 ㈜롯데 이름으로 일본에서 롯데그룹을 창립한 지 약 70년 만에 신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이번 의결로 신격호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상징적인 예우만 받게 된다.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63) 부회장의 경영복귀 시도역시 무산됐다. 그동안 3차례의 주총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이 주주 신임을 얻어 완승을 거둠에 따라 입지는 더욱 탄탄해 졌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 지난해 검찰의 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 최순실 게이트 등의 산적한 현안과 재판 진행 과정속에서도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좀 더 탄력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지주사 전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예정대로 오는 10월 지주사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반도체 회로’로 불릴 정도로 복잡하게 얽힌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도 67개로 줄였는데 18개까지 단순화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2차례 연기됐던 호텔롯데 상장도 추진해 일본 롯데 지분율을 대폭 완화 시켜 일본 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본을 호텔, 면세점의 해외진출에 투자해 ‘글로벌 롯데’의 발판을 마련할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며 “준법경영 역시 내부 정착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의결로 애초 지난 4월 준공한 롯데월드타워의 1개 층을 집무실 겸 거처로 쓸 것으로 알려졌던 신 명예회장의 거처 역시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 명예회장이 머물고 있는 롯데호텔서울 신관이 리뉴얼 중이어서 숙소를 본관으로 옮기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