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간 171경기 두자릿수 득점
3초간 발들고 서 있으면 감점
태권도가 더욱 화끈해졌다.
전북 무주군 국립태권도원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핸드볼 스코어’가 속출하고 있다. 24, 25일 이틀 동안 열린 233경기 중 171게임에서 두 자릿수 득점이 나왔다. 30점을 넘긴 경기도 15번이나 되는 등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남자 54㎏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태훈(수원시청)은 64강부터 결승까지 6게임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0점 이상 경기도 2차례나 된다. 김태훈은 2년 전 러시아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에서는 6경기 중 4경기에서 10점 이상을 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점 이상 얻은 게임은 없었다.
여자 46㎏급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심재영(한국체대)은 5경기 중 4게임에서 10점 이상을 챙겼다. 특히 4강전에서 안드레아 라미레스 바르가스(콜롬비아)를 19-6, 결승전에서 티 킴 투엔 투루옹(베트남)을 18-9로 꺾는 등 화려한 발차기를 뽐냈다.
WTF는 지난해 11월 캐나다 버나비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경기 규칙을 공격적으로 개정했고 이번 대회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한다. 3초 동안 발을 들고 가만히 서 있는 행위에 감점을 준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일부 선수들은 한쪽 발을 들고 서 있다가 틈이 보이면 몸통 밀어차기나 머리 공격으로 점수를 내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해 ‘발 펜싱’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예전에는 3초간 공격을 하지 않거나 발을 들어 방어하는 행위, 상대의 허리 밑을 차는 행위 등을 하면 경고가 주어지고 2차례 경고를 받으면 1점이 감점됐지만, 이번 대회부터 경고 없이 바로 감점 처리된다. 또 몸통 회전 공격의 배점이 1점에서 2점으로 올랐다. 다양한 공격을 유도하려는 조치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태훈은 “경기 도중 점수 차이가 나더라도 바뀐 규정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워낙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가 많아 체력 소모가 크지만, 끝까지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2 런던올림픽, 리우올림픽 여자 57㎏급을 2연패한 제이드 존스(영국)는 “점수를 많이 획득할 기회가 생긴 건 바람직스런 일”이라며 “무엇보다 관중이 즐거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무주 =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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