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호 공개 통해 국력 과시
관할해역 넘어 기동훈련할 듯

대만영토 반바퀴 돌수도 있어
남중국해 향할땐 美와 대치도


중국 최초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가 오는 7월 7일 일본 제국주의의 중국 침공 도화선이 된 역사적인 노구교(盧溝橋) 사건 80주년을 맞아 홍콩에 최초로 기항한다. 하지만 대만은 랴오닝호의 남하를 ‘도발 행보’로 보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양안 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랴오닝호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일대로 향할지에 대해 미국과 동남아 국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26일 랴오닝호가 중국이 국치일로 간주하는 날 홍콩에 입항해 그 위용을 과시함으로써 역사를 일깨우고 현재의 국력을 과시하며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취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랴오닝호는 홍콩에서 이틀 동안 홍콩 섬과 주룽(九龍) 반도 사이에 있는 빅토리아항 바깥 수역에 정박하며 선상을 공개하는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랴오닝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 방중 외국 요인이 시찰한 적이 있지만 중국인에게 직접 공개한 적은 없다.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날 랴오닝 항모전단이 모항인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군항을 떠나 남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랴오닝 항모전단의 행선지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관할 해역을 넘어 기동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랴오닝호가 홍콩 기항을 위해 남하하면서 대만 인근 해상에서 항행할 것으로 전망되자 대만 당국이 이를 도발 행보라고 주장하면서 반발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대응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만 군 관계자들은 랴오닝호가 홍콩을 방문하기 위해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방법과 미야코(宮古) 해협을 통과하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해협을 통과한다면 대만에 대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지만 미야코 해협 경로를 선택한다면 미야코 해협, 바시 해협을 거쳐 홍콩에 도착하게 되는데 사실상 대만 국토를 반 바퀴 돈 것으로, 이럴 경우 대만은 이를 중국의 ‘무력시위’로 볼 수 있다.

앞서 랴오닝호는 지난 1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중미 순방을 떠났을 당시에도 대만 해협을 통과하면서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당시 랴오닝호 전단은 중국과 대만 사이 해상 3.8선으로 알려진 해협을 항행해, 23시간 만에 통과했으며 양측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랴오닝호는 남중국해에서 항모전단 훈련을 마치고 북상하던 길이었으며 이번에도 홍콩을 지나 남중국해로 항해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럴 경우 최근 서태평양 해역에 진입한 미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 등 미 해군 소속 항공모함 두 대와의 긴장 고조 및 마찰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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