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강신성일 인터뷰

“부모님 영정 앞에서 매일 기도
문닫고 향 피운게 나빴던 모양”


“평소 건강 관리에 철저했던 나로서도 깜짝 놀랐지만…반드시 이겨내겠다.”

1960∼1970년대 충무로 최고 배우 강신성일(80·사진)이 폐암 판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강신성일은 28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부터 기침이 심해져 자주 다니던 대구 지역 병원에 갔더니 더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상경해, 강남의 종합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았는데 26일 폐암 3기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놀랐지만 꼭 나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성일은 한국 영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해 500편이 넘는 영화에서 주연으로 활약했고, 1964년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엄앵란과 결혼해 스타 커플의 원조가 됐다. 2000년에는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우여곡절 끝에 2013년 영화 ‘야관문’으로 컴백, 다시 화제를 모았다.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명예조직위원장 등 문화계 각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강신성일은 “1982년 담배를 끊었고,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그 대신 매일 운동해서 체력엔 자신이 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주변에서 더 걱정스러워 한다”며 “개인적으로 짐작하건대 경북 영천집의 밀폐된 방이 문제였던 것 같다. 부모님 영정을 모셔놓고 향을 피운 채 아침마다 기도를 드렸는데 그 향내가 건강엔 좋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신성일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은 목소리였다. 병원 처방대로 통원 치료하며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항암제 치료, 월∼금요일에는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 5주간 집중 치료를 받는다. 종양의 크기를 2기로 줄인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방사선 치료가 힘들다고 하지만 견딜 자신이 있다. 오히려 시간 여유도 있으니 계획된 일정엔 적극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9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리는 배우 김지미 특별 상영전 개막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올가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준비 중인 자신의 회고전 때는 레드카펫도 밟을 예정이다.

다만 올해부터 하려던 영화 ‘행복’의 촬영은 1년 뒤로 미루기로 했다. ‘행복’은 미국 할리우드 원로배우 헨리 폰다가 주연했던 외화 ‘황금연못’처럼 3세대 가족 간의 갈등과 융합을 그린 작품이다. 윤정희가 출연하고, 정진우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강신성일은 “엄앵란 씨도 얼마 전 무릎 수술을 해서 고생했는데 돌봐주지는 못하고 내가 아파서 미안할 따름”이라며 “가족들에게도 잘 치료받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하루빨리 나아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