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특성 다른데 일률적 잣대
외국계 기업과의 역차별 비롯
중견기업 적용기준 논란일 듯
FTA 위반·통상 마찰 소지도
새 정부 들어 건설 현장의 고소작업대 임대업이 첫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정해지면서 적합업종 법제화에 대한 논란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적합업종 규제 강화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재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동반성장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적합업종제도는 각종 협회 등의 문제제기가 있는 업종에 대해 대·중소기업 간 자율적 합의에 따라 지정되며, 이에 따라 동반위가 대기업의 신규 진입 자제 혹은 사업 확장 자제 등을 3년간 권고한다. 3년 기간 종료 후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또다시 자율적 합의를 통해 3년을 연장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최근 국정기획자문위가 밝힌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통한 법제화는 시장 자율이 아닌 강제적인 규제로 여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첫 3년 지정 후 3년 연장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데, 법제화는 유동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가 없다”면서 “특히 새로운 융복합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각종 제품과 서비스 간, 분야 간 융복합을 저해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대기업들의 다국적 대기업들과의 경쟁을 위한 사업 확장까지 제한될 경우 관련 시장 자체가 존립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대기업뿐 아니라 업종특성별로 중견기업 적용 대상에 대한 기준 논란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업종별 특성이 다른데, 일률적 잣대를 적용하는 법제화는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외국계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도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식품 기업들은 최근 식품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자칫하면 경쟁력 강화 활동까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소지도 있다. 민간 합의 방식이 아닌 법적 조치는 통상분쟁의 대상인 정부 조치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고 사항인 특정 업종에 대한 진입 자제 등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같은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할 소지가 있어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3월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개최한 ‘적합업종 법제화의 문제와 대안’ 좌담회에서는 △선택권 제한에 따른 소비자 피해 △중견기업의 정부 조달시장 제한 문제 △통상 마찰 △적용 기준 논란 등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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